이날 오전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대만 문제로 불장난을 하는 자들은 스스로 불에 타버릴 것”이라며 엄포를 놓은 데 이어 양국의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한국의 잘못된 발언과 관련, 중국은 이미 베이징과 서울에서 한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는 것은 외교 경로로 상대국에 공식 항의했다는 의미다.
왕 대변인은 또 “한중 수교의 정신을 지키고 대만 문제에서 언행에 신중히 처리할 것을 요청했다”며 “한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성실히 지키고, 중국과 함께 양국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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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왕 대변인은 전날(20일) 대만 문제는 내정이라며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즉각 반발했다. 한국 외교부는 왕 대변인의 발언이 상대국 정상에 대한 외교 결례라고 판단, 같은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친 부장은 또 “최근 중국이 현 상황을 뒤집고 대만해협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방해한다고 비난하는 터무니없는 주장이 있었다”며 “(대만의 평화를 해치는 것은) 중국 본토가 아니라 대만 독립 분리주의 세력과 현상 유지를 방해하려는 일부 국가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친 부장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견제구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전문가를 인용해 윤 대통령은 미국에 아첨하기 위해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