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도 사죄`로 시작…이재명 "`이렇게까지` 놀랄 만큼 주택 공급 늘릴 것"

21일 서울 7대 공약 발표
'주택가격 급락'엔 공공주택 매입…가격 안정과 공공주택 확보
공공주택 관리 가칭 `주택매입 관리공사` 검토
  • 등록 2022-01-21 오후 4:26:27

    수정 2022-01-21 오후 5:46:16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1일 조만간 내놓을 부동산 공약과 관련, “`이렇게까지!` 놀랄 만큼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또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 만약 주택 가격이 폭락한다면 공공주택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한옥마을 찾아 대규모 주택 공급과 주요 철도·도로 지하화, 주거 안정 등을 핵심으로 하는 서울 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지역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첫 일정으로 은평한옥마을을 찾아 `서울 지역 7대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공약 발표에 앞서 “서울시민의 부동산 관련 고통에 대해 민감하지 못하고 대응도 기민하지 못했다”며 현장에 함께 한 서울시 민주당 의원 20여명과 90도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서울지역 7대 공약엔 △대규모 주택 공급방안 △철도·도로 지하화 △1인 가구 주거 안전 △서울 각지 격차 해소 △첨단 산업·창업 글로벌 허브 △문화·관광 세계 중심지 △탄소중립 생태도시 등이 포함됐다.

당초 주거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대규모 주택 공급 방안을 제시하려고 했으나 신중한 논의를 위해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주택공급 방향과 관련해서 어젯밤 내용 정리가 됐는데 부족하다고 제가 얘기했다”며 “몇 곳 추가하느라 제가 미뤘다”고 전했다. 특히 “서울 수도권에서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물량 공급을 걱정하지 않을 수준으로 만들자, 좀 더 확보하기 위해 미뤘다”고 강조했다.

공약 발표 후 취재진과 만나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 주택 가격이 급락할 경우 공공주택 매입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일본처럼 `사라진 10년` 이런 표현이 나오면 안 되지 않느냐. 가능성이 적다고 할지라도 있을 수 있는 급락에 대비한 정책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겪었던 `경착륙` 상황이 오지 않도록 가격 급변이 온다면 공공주택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최악의 상황 발생 시 공공주택 대량 확보를 통한 주택가격 안정과 공공주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 후보는 “그럴려면 공공주택 관리공사도 필요하다. 지금은 지역별로 분산돼 관리하고 있어서 기존 공공주택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가칭 `주택매입 관리공사`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있는 공공주택을 통합 관리하고, 앞으로 추가로 지어질 또는 매입할 임대주택도 공공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한옥마을 찾아 대규모 주택 공급과 주요 철도·도로 지하화, 주거 안정 등을 핵심으로 하는 서울 지역 공약을 발표하기에 앞서 집값상승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향후 부동산 시장에 대해 하향 안정화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후보는 “전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제일 중요한 요소가 유동성인데, 유동성이 축소되고 있다. 대출 금리도 인상되는 상황”이라며 “충분히 올랐다는 판단에 앞으로는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주택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인다 해도 현재의 공급 대책은 그대로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수 일 내로 발표할 ‘부동산 공약’에 대해 “대량으로 충분히 공급하되, 공급 가격이 현재 시세보단 매우 낮게 설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무주택 청년세대들이 충분한 대출로 집을 살 수 있도록 생애 첫 주택 취득에는 금융(대출 조건)을 완화해 원하면 언제든 집을 살 수 있게 하겠다”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이 그야말로 꿈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목표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발표한 공약에는 서울 시내 주요 지상 철도·도로 지하화 계획도 담겼다. 이 후보는 “사람은 지상, 차량은 지하라는 대원칙 아래 철도와 도로의 지하화를 추진하겠다”면서 지하철 1·2·4호선, 경의선·중앙선, GTX-C 구간과 경부고속도로 한남~양재 구간을 지하화하고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도 조기에 마무리할 것을 약속했다.

사업비 규모는 지상부 도로를 유지한 채 지하에 터널을 건설할 경우 1㎞당 1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예산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발이익을 공유할 계획도 갖고 있다는 게 민주당 선대위 측 설명이다.

아울러 지하철 4·6·7호선 급행 노선 건설과 GTX-A 및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경전철 동북선·면목선·강북 횡단선(목동선·난곡선) 추진도 공약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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