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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12월 20일부터 2016년 9월 25일까지 피해자 B씨의 책에 수록된 IQ 문제를 3회에 걸쳐 무단으로 사용했다. 앞서 A씨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던 2014년 11월께 B씨를 찾아가 문제 위원으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 담당 작가가 2016년 6월께 다시 B씨에게 전화로 연락해 문제 위원으로 요청했는데,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16년 7월 24일과 같은 해 9월 25일 책에 수록된 문제를 사용해 제작한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그런데 법원은 A씨에게 타인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는 시험 출제 위원들이 낸 문제들과 비슷한 데다, 인터넷에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검색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 사건 프로그램 제작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은) 문제 출제위원으로부터 사건과 관련된 유사한 문제들이 수록된 책을 제공받은 사실이 있다”면서 “이 사건 문제들은 입회 시험 출제 위원들의 문제들과 흡사하거나 비슷한 유형이 문제들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것도 가능해 공소사실 기재 문제들이 이 사건 책에서 직접 발췌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프로그램 측은 서면으로 책임을 인정하며 ‘한 문제당 10만원 가량 보상하겠다’는 제안을 한 바 있다. 다만 B씨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책임으로 충분치 않다고 판단해 거절했다. 이후 1년간 아무런 조치가 없자 B씨가 고소에 나선 것이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은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제작진을 약식 기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