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지 나흘 만에 사망자 수가 2100명을 넘어섰다. 36만명에 이르는 예비군을 소집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인근에 병력을 집결시키며 지상전을 예고하고 있다.
|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파괴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시가지.(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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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은 하마스와의 전쟁으로 인한 이스라엘 측 사망자가 최소 1200명에 이른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 역시 팔레스타인에서 9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양측 발표를 종합하면 부상자도 7300명이 넘는다. 사상자는 대부분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았다.
이스라엘은 이날도 보복 공습을 이어갔다. 이스엘군은 이날 오전에만 가자지구에서 70개가 넘는 목표물을 타격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슬람 지하드 테러조직이 사용하는 테러 인프라를 공격했다”고 했지만 민간인 주거지까지 공습 피해를 받았다.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민간 22만여채와 의료시설 10곳이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유엔은 이번 전쟁으로 팔레스타인에서 18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하마스 공격을 비판하면서도 “국제인도법은 분명하다. 공습을 하더라도 민간인과 민간 시설 보호에 주의해야 할 의무를 계속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이스라엘이 공습 과정에서 백린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소이탄의 일종인 백린탄은 한 번 불이 붙으면 유독성 가스를 내뿜으면 주변을 태워버린다. 인체 내부 장기까지 태울 수 있어 ‘악마의 무기’로 불린다. 이스라엘은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해외 귀국자까지 포함해 36만명에 이르는 예비군을 모았는데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에서 약 40만명을 소집한 이래 최대 규모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사이를 가르는 232번 고속도로 인근에도 전차 등 병력이 집결하고 있다.
지상군이 투입되면 팔레스타인 측 피해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가장 최근인 2014년 가자지구에 이스라엘 지상군이 투입됐을 땐 팔레스타인인 2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전날 전선을 시찰하며 “우린 공중에서 공격을 시작했고 앞으로 지상 공격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에 맞서는 데 필요한) 모든 제한을 해제했다”며 “가자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