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구박물관·성락원, 법원 경매 나왔다

  • 등록 2015-01-22 오후 2:42:48

    수정 2015-01-22 오후 3:38:07

△다음달 3일 경매에 부쳐진 고종황제 아들 의왕의 별궁인 ‘성락원’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고종 황제의 아들 의왕이 별궁으로 사용했던 성락원 일부 부지와 해외 국빈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단골로 방문하는 한국가구박물관이 법원 경매로 나왔다. 한국 원양어업 개척자로 알려진 고(故) 심상준 제남기업 회장의 후손들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들이다.

22일 부동산 경매전문 로펌 법무법인 ‘열린’에 따르면 서울 성북동 성락원 부지 일부(184㎡)가 다음달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경매된다. 감정가격은 3억1977만원이다. 이 부지는 한국가구박물관을 소유하고 있는 심철씨 보유 지분이다. 코엠개발이 1억6000만원을 받기 위해 경매를 신청했다. 부지 위에는 2층 한옥이 들어서 있다.

명승 35호인 성락원은 고종 황제의 아들 의왕이 설던 별궁이다. 수령 200~300년된 나무들, 소(沼), 연못, 폭포, 계곡 등이 고풍스런 기와집과 어우려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성북동 가구박물관에 대해서도 지난해 4월 7일 경매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경매 대상은 가구박물관 부지와 지상 한옥들이다. 감정가는 약 181억원이다. 등기부상 소유주의 채무액은 181억6000만원에 달한다. 경매준비 절차가 마무리 단계여서 1분기 안에 경매가 진행될 전망이다. 코엠개발과 개인이 각각 1억원과 17억원을 받기 위해 경매를 신청했다.

한국가구박물관은 해외 귀빈들인 단골로 방문하는 박물관이다. 작년 7월에는 중국 시진핑 주석 내외가 이곳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했다. 2013년에는 헐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가 방문했다. 2011년 CNN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박물관으로 한국가구박물관을 선정했다. 2010년 G20 서울정상회담 때는 영부인들이 이곳을 찾았다. 이곳에선 서울시내와 남산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10여채의 전통가옥과 2000여점의 목가구·유기·옹기류 등을 보유하고 있다.

심철씨는 부모로부터 이들 땅을 물려 받았다. 심씨의 부인 정미숙씨가 한국가구박물관 관장이다. 정씨는 정일형 전 외무부장관의 딸이자 전 민주당 국회의원 정대철 의원의 동생이다.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는 “경매 신청 채권자들의 채권액이 감정가격에 비해 많지 않아 경매가 취하될 가능성도 있다”며 “역사적 가치가 높은 부동산인 만큼 취하되지 않는다면 공공에서 매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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