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경제학]티링, 1.7초에 건 승부..결과는 '대박'

[인터뷰]SK텔레콤 티링 기획자 이혁수 매니저
티링, 의외의 성공..경쟁사 항의 등 갖은 우여곡절 겪어
'생각대로T'에서 '눝눝눝눝눝'으로..차기 도전은 과제
  • 등록 2013-06-27 오후 4:53:07

    수정 2013-06-27 오후 5:50:49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1.7초 정도의 짧은 음이지만 강렬하다. ‘솔미 파라솔~’의 단순한 멜로디이지만 듣는 순간 누구나 자연스럽레 한 통신사를 떠올린다. 바로 SK텔레콤의 대표 브랜드음인 ‘티링(T-Ring)’이다.

티링은 지금이야 SK텔레콤의 대표 소리로 인식되지만, 처음부터 이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 사람은 없었다. 티링 개발에 착수했던 2006년 당시만 해도, 소리나 음악을 이용해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소닉 브랜딩(sonic branding)’이 낯설었기 때문이다.

‘티링’은 광고와 디자인, 브랜드 활용 등을 총괄하는 브랜드 전략팀에서 우연하게 개발한 것이다. 당시엔 시각 외에 청각이나 촉각, 후각, 미각 등 인간의 여러 신체감각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하는 ‘오감 브랜딩’이 유럽과 영미권을 중심으로 조금씩 시도되고 있었다. BMW는 차량에서 나는 냄새 만으로 브랜드를 인식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던 때였다.

SK텔레콤 브랜드전략팀은 눈으로만 브랜드를 인식시킨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소리’를 선택했다. 당시 티링을 개발한 이혁수 소셜마케팅팀 사업총괄 매니저는 “휴대폰 전원을 켤 때, 매장에 들어설 때, 광고를 볼 때 언제나 브랜드를 인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집중했다”고 소리에 주목한 이유를 설명했다.

SK텔레콤을 나타낼 수 있는 멜로디를 찾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전문 소리 개발자가 따로 없어 대행사인 영상음악전문업체를 통해 30여개의 시안을 받았다. 두 달여간 퇴짜를 놓고 편곡을 거듭한 끝에 멜로디를 확정했다.멜로디를 확정한 뒤엔 임원진을 설득하는 일이 남았다.이 매니저는 “임원진이 디자인에 대해선 꼬치꼬치 지적하며 개선사항을 많이 요구했지만, 티링 멜로디는 실무진이 정한 그대로 결정됐다”며 “임원진이 소닉 브랜딩에 익숙하지 않았던 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티링’은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단음으로 구성된 HD급 T링으로 서비스하고 있고, 올해부터는 ‘LTE 무한능력, 눝’ 캠페인과 더불어 ‘눝눝 눝눝눝~’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매니저는 “스타벅스나 폭스바겐 로고가 일정시간 지나면 바뀌듯 티링도 변화하고 있다”면서 “다만 멜로디 자체가 소비자에게 인식된 게 강한 만큼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LTE 무한능력, 눝’ 캠페인 중 한 장면. 티링의 ‘띵띵띠리딩’의 멜로디는 ‘눝눝~눝눝눝’으로 바뀌어 활용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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