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진우기자] "물 흐르듯"이라는 말은 어감이 너무 긍정적인게 좀 걸릴 뿐, 요즘 금융시장을 설명하기에 더없이 어울리는 말이다.
주식시장은 아래로 조용히 흘러내리고 있고, 채권값은 그 위를 떠다니는 부유물처럼 자꾸만 위로 올라가고 있다. 방향은 다르지만 맥은 닿아있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다.
주식시장의 분위기는 "물 흐르듯 거칠것 없이"라는 쪽 보다는 "홍수에 세간 떠내려가듯"이라는 뉘앙스에 가깝다. 바닥이 약한 불안한 박스권이다.
주식시장은 매일 심리적 지지선을 하나씩 깨뜨리고 있다. 오늘은 코스닥. 350선을 아래로 깨뜨렸다. 심리적 지지선이긴 했지만 굳이 방어할만한 재료는 없는 선(線)이었다. 다우지수가 1만을 하향돌파하고, 나스닥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지수가 아래로 흐르는 건 정해진 방향일 뿐이다.
거래소는 730선을 방어했지만 특별한 매수세가 뒷받침된 것은 아니다. 거래소에서 외국인이 13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파생거래에 치중한 매매의 결과일 뿐이다.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 방향성을 갖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하루의 등락은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 이같은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연중 최저수준의 거래대금"으로 표현됐다.
주식을 사들일 이유는 적고, 팔기엔 너무 늦었으니 다음 이벤트를 보자는 심리다. 실적시즌이 지나가고 월말이 다가오면서 경제지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반면 채권값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금리가 내릴 룸은 없지만 내릴 가능성은 크다"는 시장의 인식은 주식시장에서 회자되는 "바닥 밑에는 지하실이 있다"는 격언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오늘도 채권수익률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모두 하루하루의 움직임은 그날의 크고작은 이슈들과 수급논리에 영향을 받지만 큰 흐름은 일정한 방향이다.
달러/엔의 흐름을 주시하는 것도 흥미롭다. 달러/원 환율은 큰 흐름에서는 달러/엔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다. 달러 강세요인은 미국의 금리인상이며, 엔 강세의 원인은 일본경제의 회복기조다.
외환시장은 며칠간의 달러강세에 대한 반발심리와 엔강세 요인이 중첩되며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1166원에서 1161원대로 떨어졌다. 1160원대가 지지선으로 작용했다.
◇금융시장 동향
전일대비 1.30포인트, 0.18% 하락한 736.21에서 거래를 마쳤다. 모멘텀도 없고, 거래도 없었다. 특히 거래대금이 다시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울만큼 지루한 장세였다. ☞
거래소 `약보합` 730선..모멘텀·거래부재
코스닥은 연중최저치라는 단어를 매일 달고 다닌다. 오늘도 5p이상 빠져 350선이 무너졌다. 전일대비 5.85p 하락한 344.35로 마감했다. 지난해 3월17일 기록한 사상최저치를 밑도는 부진함을 보였다. ☞
코스닥 350붕괴 `사상최저`..거래도 급감
환율이 엔강세와 매물 부담으로 사흘만에 하락했다. 달러/원 환율은 1161.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
환율 하락, 엔강세로 역외매수 자제..1161.3원
채권수익률이 연중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 입찰이 있었으나 채권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
채권수익률, 연저점 경신.."분위기 바뀌나" 촉각
◇금융시장 관련 주요뉴스
▲ 최근 미국의 주요 경기지표가 부진했지만 미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강하다고 국제 신용평가기관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분석했다. ☞
S&P "미 경제는 휴가중..회복기조 이상무"
▲ 일본의 경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경기는 여전히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日 내수부진 지속..백화점매출 4개월째 감소
▲ 도요타자동차 사장이 "현재 달러/엔 환율이 108~109엔 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105엔은 다소 보수적인 측면이 있다"며 "엔은 강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우리는 이에 맞춰 사업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
도요타 "달러/엔 연말까지 105엔 갈 것"
▲박승 한은 총재가 "나만 잘살겠다는 집단 이기주의가 만연해있다" "우리 국민, 고통 감내하는 데 극히 인색하다"는 요지의 발언을 통해 "일은 더하고 욕구는 줄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식의 이중성을 꼬집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
한은총재 "경제어렵다..남 탓 말라"
▲ 이승우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이 "골프장 건설은 경기진작책은 아니지만 내수진작에 보탬이 된다"며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
"골프장건설 내수진작에 보탬"
▲ 부동산펀드를 제외하고는 실물에 투자하는 신종펀드들이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판매를 시작한 금(金)펀드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다. ☞
金펀드 관심권밖..영화·원유 이어 또 `고전
▲ 중국의 경기 연착륙을 위해 당국이 돈줄을 죄면서 민영기업들이 심각한 신용경색에 시달리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과열 억제를 위한 정부의 과도한 통제가 낳는 폐단이다. ☞
중국 민영기업 신용경색 심각
▲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하락세를 탔다. 큰 폭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
亞증시 하락, 뉴욕증시 급락 후폭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