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버킨백 사진 공개에도…“신와르, 사후 아랍권서 지지”

이스라엘 ‘신와르=도망자’ 선전에도
‘순교자’ 평가…“목숨 구걸 후세인과 달라”
“하마스, 수장 잃었지만 내러티브戰 승리”
  • 등록 2024-10-21 오후 1:32:50

    수정 2024-10-21 오후 1:32:5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가 사후에도 아랍 지역에서 지지를 받고 있단 분석이 제기됐다. 이스라엘이 사망한 신와르가 영웅으로 미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전 전쟁’을 펼치고 있으나, 적어도 아랍권에서 이스라엘은 패배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고가 명품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들고 피신하는 야히야 신와르의 부인 사진과 해당 가방 가격. (사진=X 캡처)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과 서방 동맹구들이 지난 16일 사망한 신와르를 도망자로 묘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짚었다. 예컨대 이스라엘은 신와르 사망 직후 무인기로 촬영한 신와르의 마지막 순간을 공개하면서 “겁쟁이의 최후”, “구멍에서 나온 쥐”, “벌레” 등으로 신와르를 묘사했다.

WP는 이스라엘의 의도와 달리 신와르의 지지자들은 마지막까지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신와르를 ‘전사’로 미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영상 속 신와르는 한쪽 팔을 잃었지만 멀쩡한 다른 한쪽 팔로 무인기를 향해 나무 막대기를 던졌다. 사망 당시 신와르는 ‘인간 방패’로 사용할 이스라엘인 인질이나 여러 명의 경호 인력을 곁에 두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신와르의 마지막 순간을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과 비교하기도 했다. 대표부는 2003년 미군에 붙잡힌 후세인은 목숨을 구걸했지만 신와르는 “전투복을 입고 은신처가 아닌 전장에서 적과 맞섰다”고 강조하면서 신와르를 순교자에 비유했다.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사망 직전 모습(사진=IDF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중동국제문제협의회의 선임 연구원 베벌리 밀턴-에드워즈는 “신와르는 땅굴에도 있지 않았고, ‘인간 방패’도 없었다”면서 “하마스는 ‘내러티브의 전투’에서 승리했고 이는 더 강력한 저항을 위한 추지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이스라엘의 바람과 달리 신와르가 사후에도 아랍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WP에 신와르가 정밀하게 계획된 공습이 아니라 일상적인 순찰 중 예기치 못하게 사망에 이르렀으나,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거점을 압박했기 때문에 신와르가 땅굴에서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신와르의 마지막 순간이 지난 1년 간 대부분을 땅굴에서 보냈다는 사실을 바꾸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0일 신와르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작전 수행 전날 땅굴로 피신하는 모습과 그의 아내가 수천만원짜리 명품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들고 있는 영상을 추가 공개했다.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신와르의 죽음과 관련해 절제된 접근법을 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1년 9·11 테러를 주도한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2011년 미국 특수부대 작전으로 사살됐다. 당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신원 확인 후 그의 시신을 빠르게 처리했고, 선전 도구로 활용되는 것을 막고자 관련 사진이나 영상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에서 팔레스타인 문제 담당 국장을 지낸 마이클 밀슈타인은 “간단한 발표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었다”면서 “(이스라엘이 모든 세부 사항을 공개해) 오히려 신와르의 ‘신화’를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WP는 모든 군인들이 스마트폰을 소지한 요즘 같은 상황에선 전적으로 사진이나 영상 노출을 막기 힘들다고 짚었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신와르와 관련해 세부 사항까지 공개한 것은 10·7 기습 공격으로 가족을 잃거나 납치 당한 이스라엘 국민들을 위한 것이었다고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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