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신체·진료기록감정료 2배 인상…의료감정 적정화

의협과 의료감정절차 개선 간담회 개최
신체감정 1과목당 40만원→80만원
진료기록감정 60만원→120만원
감정절차 관리 기구 설치…감정제도 개선
  • 등록 2024-07-19 오후 4:34:19

    수정 2024-07-19 오후 4:34:19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대법원이 의료감정 지연 해소를 위해 의료감정료 적정화를 추진한다. 신체감정과 진료기록감정료는 기존 대비 100% 인상하고 감정병원 확대, 개인 감정의 명단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대법원 전경.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9일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전날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구현하기 위해 의료감정절차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간담회 자리에는 이형근(53·사법연수원 25기)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과 한동우 대한의사협회 학술이사(강남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손해배상 등 사건에서 신체감정 및 진료기록감정은 반드시 필요한 절차지만, 감정기관에서 감정을 거부하거나 감정결과를 지나치게 늦게 보내는 경우가 많아 재판이 지연된다는 지적에 따라 추진됐다.

법원행정처와 의협은 의료감정 절차 개선을 위해 의료감정료를 인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의료감정료는 1과목당 신체감정은 40만원, 진료기록감정은 60만원으로, 지난 2017년 인상 이후 7년간 제자리다. 저액의 의료감정료는 진료나 수술, 연구 등으로 바쁜 대형병원 의사들이 의료감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동기를 주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대법원은 신체감정 및 진료기록감정에서 적정한 감정료가 지급될 수 있도록 기본감정료를 100% 인상해 신체 감정의 경우 과목당 80만원, 진료 기록 감정의 경우 과목당 120만원으로 정하기로 했다. 또 일정 문항 수(20문항)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 문항 수에 비례하는 초과감정료를 가산하기로 하고, 대법원에서는 관련 예규를 개정하기로 했다.

또한 감정병원 확대 및 개인 감정의 명단 신설도 추진한다.

현재 법원은 국·공립병원, 대학부속병원, 종합병원으로부터 감정인 추천을 받아 매년 ‘감정촉탁기관 및 감정과목별 담당의사 명단’을 작성한다.

올해 기준 감정 가능한 전국 종합병원 이상은 378개이나 그 중 75개의 병원만 감정의 추천을 하고 있어 신속한 감정을 위해 감정병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은 대한의사협회와 협조해 국·공립병원, 대학부속병원, 종합병원 및 그 소속 의사들에게 감정인 명단 등재를 독려하고 감정병원을 확대함으로써 국민이 편리하고 신속하게 의료감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퇴직 의대교수 등 충분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의사도 의료감정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신속하고 충실한 의료감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구체적으로는 국·공립병원, 대학부속병원에서 수련기간을 제외하고 10년 이상의 임상 경험이 있는 전문의로서 해당 병원에서 퇴직한 지 10년이 경과되지 않은 사람에 대해 감정의 자격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대법원은 감정절차 관리 기구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대법원은 감정절차 지연에 대응하기 위해 의사 등 전문가로 이뤄진 감정관리위원을 위촉하고 고등법원 권역별로 감정절차를 관리하는 기구를 설치 준비 중이다. 개별 사건에서 감정 채부, 감정인 지정 등 감정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관리하고, 감정인에 대한 교육이나 감정절차 개선 등의 업무를 담당하도록 할 예정이다.

의협 의료감정원은 신속하면서 공정한 의료감정을 위해 감정을 담당하는 의사들에게 의료감정교육을 실시하고 선진화된 감정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의협과 우리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의사들이 의료감정을 통해 국민들의 정당한 권리구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하고 의료감정제도 개선이나 의료감정인에 대한 교육 등에 관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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