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2019 AVCJ(아시안 벤처 캐피탈 저널) 프라이빗에쿼티&벤처 포럼에서 ‘한국 : 생동감 넘치는 사모 시장’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침체된 경기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위주의 대형 M&A가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PEF 운용사를 중심으로 중견 업체 M&A 시장 역시 달아오를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대기업 M&A 키워드는 ‘핵심역량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토론회의 패널로 참석한 이해준 IMM프라이빗에쿼티 부사장은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M&A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고 짚었다. 이 부사장은 “지난 20년간 국내 대기업발(發) M&A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자발적으로 진행한 것이 대부분”이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대기업이 진행하는 M&A들은 대부분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핵심 사업을 강화하는 ‘자발적 구조조정’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지배구조 관련 규제 역시 대기업들의 M&A 확대의 배경이란 설명이다. 채 본부장은 “사회 전반적으로 기업 경영에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하고 있고 이에 따른 제도 역시 강화되고 있다”면서 “변화된 경영 환경에 적응하고자 대기업들 또한 불가피하게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기업 구주조정 과정에서 나온 한화S&C의 지분 등을 사들인 바 있다.
PEF운용사, 대기업 진입 어려운 미들마켓 M&A 시장 키울 것
전문가들은 PEF 운용사들 또한 M&A 시장을 확대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들 입장에서는 PEF운용사를 통해 기업 가치가 제고된 기업을 인수해 정비에 필요한 시간과 자금을 줄일 수 있고, 중견업체의 경우 부족한 자금을 PEF운용사로부터 충당해 M&A를 통해 신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가 500억원에서 5000억원 사이에 있는 중소·중견 기업이 사고 팔리는 ‘미들마켓’ M&A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역시 “PEF 운용사들은 M&A를 원하는 중견기업에 부족한 자금 뿐 아니라 인수합병 노하우까지 함께 제공해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며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휴맥스(115160) 자회사 플랫을 도와 VIG파트너스로부터 국내 1위 주차장 운영업체 하이파킹을 사들였다.
최근 불황의 늪에 빠진 증시도 미드마켓 M&A를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 대표는 “PEF운용사 입장에서는 투자회수(엑시트) 방법으로 지분 전량 매각 또는 기업공개(IPO)를 고려할 수 있는데 최근 국내 증시 악화로 IPO를 통한 엑시트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면서 “이에 따라 PEF운용사들이 매각을 통한 엑시트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M&A 시장이 덩달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