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035720)의 게임자회사 엔진은 로이게임즈 지분 40.10%를 60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로이게임즈는 ‘다함께 차차차’, ‘화이트데이’ 등을 성공 시킨 이원술 대표가 이끄는 개발 스튜디오다. 엔진은 이번 투자를 통해 로이게임즈의 핵심 개발력과 차기작에 대한 퍼블리싱 권한을 확보했다.
남궁훈 엔진 대표는 지난 1월 카카오 게임총괄 부사장(CGO)에 취임한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인디개발사 레프트라이트를 인수한데 이어 중국 게임개발사 룽투코리아에 100억원을 투자했고, 로이게임즈를 인수하는 등 상반기내 개발사 3곳에 지분 투자했다.
지난 4월에는 다음게임을 합병했고, 내달 1일에는 카카오게임즈로 사명 변경이 예정돼 있다.
또한 모바일·온라인 게임 뿐만 아니라 VR 게임 퍼블리싱 역량도 강화하는 등 사업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실적호조가 ‘검은사막 효과’로 보고 있다.
다음 게임의 역작인 PC 온라인 게임 MMORPG ‘검은사막’이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대박이 나면서 실적개선의 주역으로 떠오른 것. 동시접속자수 10만을 기록하면서 국내 게임중 서구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게임이라는 타이틀도 달았다.
업계에 따르면 검은사막의 유료가입자수는 6월기준 100만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들이 30달러, 50달러 수준의 패키지를 구입해야 게임에 접속할 수 있는 B2P(Buy to Play) 패키지 판매 방식을 도입한 만큼, 이들 유료 가입자들이 향후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는 등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은 사막 매출이 1분기에 1개월만 반영된 규모가 8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이후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온라인 게임 매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검은사막 효과’가 온전히 남궁훈 대표의 성과는 아니라는 점에서 리더십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실제로 검은 사막은 다음게임이 유럽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1년간 출시를 준비한 것이 이제야 빛을 본 케이스다.
다음게임이 포털 다음에서 분사한 후 야심작으로 선보인 게임으로 국내에서 흥행에 실패하고,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도 유럽에 직접 현지법인을 세우는 모험을 한 결과물인 셈이다.
특히 엔진이 직접 퍼블리싱한 야심작 ‘원(O.N.E)이 출시 초기부터 잡음을 일으키며 구글 매출 순위 5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등 남궁훈 대표가 직접 핸들링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부문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게임의 합병 이슈와 맞물려 국내 실적이 부진했던 검은 사막도 정리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지만 북미·유럽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우려를 벗었다”며 “다만 검은 사막이 남궁훈 대표의 성과는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사업 역량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룽투코리아의 ‘검과 마법’이 구글 매출순위 3위에 올라있고 로이게임즈의 차기작 등이 카카오 게임 플랫폼으로 출시되면서 모바일 게임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카카오게임이 남궁훈 대표 취임 이후 과거와 같은 명성을 찾을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