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의 여왕]전세에 떠밀린 내집마련..할까 vs 말까

  • 등록 2015-08-27 오후 2:20:46

    수정 2015-08-27 오후 2:20:53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지금이라도 집을 살까, 말까?”

치솟는 전세난에 지친 서민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내 집 마련을 여태껏 미뤄왔지만 “전세금을 더 올려 달라”는 집주인의 성화에 더는 참을 수 없는 지경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일 성동구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80%를 넘어 서울 시내 최고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지금 집을 사자니 내년에 집 값이 더 떨어질까 걱정스럽고, 안 사고 버티자니 치솟는 전세가를 버티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최근 휴가철과 중국의 경기 둔화, 증시 불안 등 국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매매가격 상승세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서울 0.09%, 신도시 0.03%, 경기·인천 0.04%를 나타냈다.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실수요자를 위해 현장 전문가 5인에게 해법을 들어봤다. 이들은 “전세난은 내년에 더 심화 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하락세는 2018년 이후”이라 전망했다.

재건축·전세난 등으로 주택 가격 더 오를 것

현장 전문가들은 전세난과 재건축으로 인하 대세 상승은 앞으로 1~2년 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지역의 입주 물량은 올해 40%가 줄었다. 하지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20% 더 줄어들 예정이기 때문에 사실상의 공급 부족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정충진 열린법무법인 대표 변호사는 “오는 2017년까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3년 유예되면서 재건축 조합들의 사업추진 속도가 빨라졌다”며 “앞으로 2년 내 관리처분까지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재건축 멸실(철거 등으로 건물이 사라지는 것) 분량은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세난의 본격화는 내년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김유라 돈이 모이는 생활의 법칙 공동 저자는 “내년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전세로 더 많은 수요가 몰릴 것”이라며 “서울 시내는 금융 위기 때도 역전세 난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부족한 공급 때 문에 시장을 밀어 올리는 ‘대세 상승장’은 이제 절반까지 왔다고 진단했다. 정 변호사는 “올 초 무릎 정도 상승했다면 불과 6개월 만에 허리까지 올라왔다”며 “정점에 이르기까지 상승하려면 앞으로 1~2년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 집 마련 지금도 늦지 않아

따라서 내 집 마련 시기도 늦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유라 저자는 “살까 말까 망설이는 1년 사이에 수 천만 원씩 안 오른 데가 없을 정도”라며 “내 집 마련을 위해서라면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10년째 경매 현장에서 투자하고 있는 신정헌 에누리 하우스 대표도 실수요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신 대표는 “가격이 조금 오르긴 했지만 실수요자라면 지금 사도 된다”며 “지금 전세 가격, 월세가격의 비용을 고려하면 내 집 마련을 하는 게 몇 년 지나서 판단하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치솟는 전세난에 떠밀려 매매로 전환되는 수요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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