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전세난에 지친 서민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내 집 마련을 여태껏 미뤄왔지만 “전세금을 더 올려 달라”는 집주인의 성화에 더는 참을 수 없는 지경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일 성동구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80%를 넘어 서울 시내 최고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지금 집을 사자니 내년에 집 값이 더 떨어질까 걱정스럽고, 안 사고 버티자니 치솟는 전세가를 버티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최근 휴가철과 중국의 경기 둔화, 증시 불안 등 국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매매가격 상승세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서울 0.09%, 신도시 0.03%, 경기·인천 0.04%를 나타냈다.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실수요자를 위해 현장 전문가 5인에게 해법을 들어봤다. 이들은 “전세난은 내년에 더 심화 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하락세는 2018년 이후”이라 전망했다.
재건축·전세난 등으로 주택 가격 더 오를 것
특히 전세난의 본격화는 내년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김유라 돈이 모이는 생활의 법칙 공동 저자는 “내년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전세로 더 많은 수요가 몰릴 것”이라며 “서울 시내는 금융 위기 때도 역전세 난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부족한 공급 때 문에 시장을 밀어 올리는 ‘대세 상승장’은 이제 절반까지 왔다고 진단했다. 정 변호사는 “올 초 무릎 정도 상승했다면 불과 6개월 만에 허리까지 올라왔다”며 “정점에 이르기까지 상승하려면 앞으로 1~2년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 집 마련 지금도 늦지 않아
10년째 경매 현장에서 투자하고 있는 신정헌 에누리 하우스 대표도 실수요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신 대표는 “가격이 조금 오르긴 했지만 실수요자라면 지금 사도 된다”며 “지금 전세 가격, 월세가격의 비용을 고려하면 내 집 마련을 하는 게 몇 년 지나서 판단하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치솟는 전세난에 떠밀려 매매로 전환되는 수요는 여전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