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말정산 충격으로 내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올해 새로 가입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은 장기집합투자증권저축펀드(소장펀드), 연금저축, 주택청약종합저축, 퇴직연금 정도다.
이중 연금저축은 올해부터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매력이 뚝 떨어졌고, 소장펀드는 총급여 5000만원 이하인 소득요건을 충족해야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대상이 제한적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 역시 무주택 세대주면서 총급여 7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반면 퇴직연금의 경우 올해 소득공제 한도가 확대됐다. 작년까지만 해도 연금저축에 대해서만 연 400만원 한도 내에서 세액공제 혜택을 줬지만 올해부터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을 합해 700만원으로 늘어난 것.
다만, 연금저축 한도는 400만원으로 같고 추가된 300만원은 퇴직연금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공제율 13.2%로 연말정산때 최대 39만6000원을 더 돌려받을 수 있다.
김성일 KG제로인 퇴직연금연구소장은 “IRP계좌는 해지할 때 장벽이 없어서 해지율이 90%에 육박했다”며 “하지만 올해부터 세제혜택 때문에 IRP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가 IRP 가입자 공략에 나섰다. HMC투자증권은 오는 3월 연금몰을 오픈할 예정이다. 기존 홈페이지에서도 퇴직연금이나 IRP 가입이 가능했지만, 아예 별도로 연금상품만 조회하고 가입할 수 있는 사이트를 구축키로 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모바일로 퇴직연금을 관리할 수 있도록 모바일웹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또 다음 달 IRP를 비롯한 개인연금 상품에 대한 이벤트를 계획하는 등 고객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자산운용사들도 퇴직연금 시장 공략을 위해 조직을 정비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초 연금 시대 장기투자가 가능한 상품 개발을 전담할 투자솔루션본부를 만들었고,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연금교육포럼을 만들어 투자자 교육을 통한 마케팅에 나섰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2일자로 채널컨설팅팀 아래 연금파트를 신설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IRP 대전이 일어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세제혜택에 따른 관심이 높다”며 “퇴직연금 시장을 못 잡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마케팅 강화 차원에서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