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고 당시 2함대 문자교신 내역 첫 공개

신학용 "군 준비태세 소홀 드러나"
"사고 당일 천안함 당직 사관들간 주요 정보 전달 안돼"
  • 등록 2010-10-04 오후 4:06:14

    수정 2010-10-04 오후 4:06:14

[노컷뉴스 제공] 천안함 사고 당일 아침 북한 연어급 장수정과 잠수정을 실은 예비모선이 작전에 나섰음이 전파됐으나 군이 적절한 대응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 신학용(민주당) 의원은 4일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천안함 사고 당일 해군 제2함대 문자정보망 교신내역을 최초로 공개하고 "당시 교신 내역에는 사고 당일 아침 이미 북한 연어급 잠수정과 잠수정을 실은 예비모선이 작전에 나섰음이 전파됐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또 "사고발생 직전에는 북한 해안포가 일제히 전개되어 북한군이 급박하게 움직였음에도 정작 합참이나 제2함대 사령부에서는 전투태세 또는 경계태세를 발령하는 등의 적절한 대응조치를 하지 않았음이 명시되어 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이와 함께 "국정감사 준비 과정에서 면담한 천안함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전 당직사관과 오후 당직사관 간에 주요 정보가 제대로 인수인계 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국정감사 과정에서 면담한 생존자 중 당시 함교 당직을 맡고 있던 박모 대위의 진술에 따르면, 사고 후 조사단의 조사과정에서 문자정보망에 잠수정이 미식별됐다는 정보 상황이 있었음이 알려졌으며, 사고 당일에는 당직 사관에게 그 사실이 전달되지 않았다고 한다(생존자가 진술한 내용임)"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결국 천안함 사고 당일 오전 당직과 오후 당직 간에 주요 정보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았음이 밝혀진 셈"이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연어급 잠수정과 잠수정 탑재 모선이 7척 이상 전략 기동에 나선 상황에서 종일 조용하던 해안포가 갑자기 해질 무렵 대거 전개되었다면 두 정보를 종합할 때 응당 전투태세나 경계태세를 발령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중국 어선에 대해서도 전투태세를 발령했던 군이 정작 북한군에 방심하고 있었다는 점은 문제"라며 "천안함 내에서도 사고 당일 '북한 잠수정 대거 기동'이라는 중요 정보가 오전과 오후 당직사관들 간에 전혀 인수인계 되지 않았다는 점은 책임이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군 당국은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을 뿐 현재까지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신학용 의원이 주장한 '천안함 사건 당시 2함대 문자정보망 교신내역'

사고 당일 제2함대 문자정보망 교신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주요 내용 발췌).

-사고일인 3월 26일 오전 6시45분, 제2함대 정보실에서 전 함대에 3/25일 기준 정보를 발령.'남포에서 연어급 잠수정 1척, 해주에서 예비모선 4척, 남포에서 예비모선 2척이 미식별 중 / 전일 대비 남포에서 연어급 잠수정 1척, 해주에서 예비모선 2척, 남포에서 예비모선 1척이 추가 미식별 중’

-당일 오후, 1시 기준 정보 발령. 북한 장산곶 등지의 해안포 미전개 확인.

-당일 오후, 중국어선 출현 후 나포작전 시도했으나 풍랑으로 나포 불가, 그러나 유도탄과 K-9자주포 전개하는 등 전투태세 발령, 상황 종료 후 전투태세 해제.

-사건 직전인 20시 45분, 제2함대 정보실에서 전 함대에 당일 19시대 기준 정보 발령. ‘북한이 장산곶, 오차진리, 비엽도 등지에서 해안포 10문을 전개, 선위도 해안포 1문만 미전개’

-발령 않음(중국어선 대응을 위해서조차 발령됐던 전투태세는, 정작 ‘북한 잠수정 대거 활동 + 북한 해안포 전개’라는 충분히 의심할 만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발령되지 않았음).

-21시 27분, 제2함대가 천안함에 교신 시도. 답변 없음.

-21시 29분, 제2함대가 인근 함선들에게 천안함 부근으로 이동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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