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지난 2주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끝나고 잠시 쉬고 싶을 텐데 그새 공부하겠다고 모였다. 공부하면서 싸우는 더불어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한국경제가 걱정스러운데 윤석열 정부가 잘 대응할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 이럴수록 민주당이 경제에 유능한 당이 돼야 하고 그러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김태년 민주당 의원)
당 정책통이자 5선 중진인 김태년 의원을 필두로 전체 민주당 의원 절반 상당인 84명이 참여한 공부모임 ‘경제는 민주당’이 6일 출범하며 참석한 의원들이 이같이 경제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김태년 의원 등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공부모임 ‘경제는 민주당’ 출범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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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원내대표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세계 경제는 패닉 상태를 맞았고 윤석열 정부는 민생경제와 안보 등 모든 면에서 국민에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며 “민주당이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김 의원도 축사를 통해 “경제에 강한 당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힘줘 말했다.
모임은 △글로벌 정치·경제 동향과 한국경제 △양극화 현상과 서민경제의 실상 △자산시장 현황과 전망 △최신기술 동향과 지원방안 등을 두루 다룰 예정이다. 또 미국 대선에 다른 한국경제 현안을 내다보고 경제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의원들의 의정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간 강했던 반기업 정서에서 벗어나 재계는 물론 서민경제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및 입법활동을 예고한 것이다.
연사로 나선 홍성국 전 의원은 저금리 장기화로 부채가 늘어난 경제상황을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주요국이 저금리에 돈(자금)을 풀었다”며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그 자금이 다 부동산으로 가고 산업현장으로 가지 못해서 그 후유증으로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홍 전 의원은 최근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25만원 지원금법’을 반대한 국민의힘에 대한 지적도 이어갔다. 그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조원 현금을 살포하면 물가와 금리는 더 불안해지고 민생 고통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2400조~2500조원인데 13조원을 푼다고 무슨 물가가 오르냐”고 반박했다.
또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수출산업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를 분석하며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유, 석유화학 산업은 더 이상 경쟁력이 크지 않고 철강도 어렵다”면서 “IT 산업은 변동성이 있고 자동차는 일시적으로 좋아지고 있으나 지난달부터 매출이 감소세”라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언급하며 “반도체 (업황)이 좋아진다고 해도 의존도가 심해지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도 했다.
|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공부모임 ‘경제는 민주당’에 연사로 나선 홍성국 전 의원이 강연하는 모습. (사진=최영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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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모임은 국회에 등록하는 정식 포럼과 달리 국회의원들이 사비를 모아 자발적으로 공부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총선을 치른 의원들이 민심이 경제 이슈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필요에 의해 공부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