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스마트 소재를 이용해 구김과 펼침을 반복해도 주름이 잡히지 않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아주대의 한승용·강대식·고제성 교수 연구팀이 형상기억폴리머 소재를 활용해 자유롭게 형태를 변형하면서도 접힌 부분의 구겨진 주름을 스스로 펴는 전자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 나비의 우화 과정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전자 장치.(자료=한국연구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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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 디스플레이 기반 전자 장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반복되는 접힘 자국으로 주름이 발생해 장치 성능을 저하시키거나 화면 왜곡과 같은 문제를 야기했다.
이전 연구들은 유연한 재료를 사용해 주름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이런 재료로 만든 전자 장치는 높은 마찰력, 형태 유지 어려움, 낮은 내구성으로 인해 실제 사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우화 과정에서 체액 활용으로 강성(단단한 성질) 변화를 나타내는 나비 날개 구조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부드러움과 딱딱함을 약 700배까지 조절하는 형상기억폴리머를 활용해 전자 장치를 제작했다. 이후 구겨진 상태에서의 소성 변형(물질이 접혀 본래 형상으로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변형된 상태)을 회복시켰다.
전자 장치는 강성이 낮은 엘라스토머 층을 결합해 회복 불가능한 소성 변형을 방지하는 완충 기능을 갖췄다. 변형에 강한 은 나노와이어 전극도 내장했다.
작은 알약에도 압축해 보관할 수 있다. 단단한 강성을 유지하지만, 꺼내서 열을 가하면 형상기억폴리머의 강성이 순간 낮아져 주름이 사라진다. 이 과정에서 전극이 다시 연결돼 구겨지기 전과 같은 터치 패널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한승용 교수는 “전자 장치의 휴대성을 향상시키고, 장기적으로 전자 폐기물 감소에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폴리머 기반 발광층(PLED)과 결합해 새로운 사용자 맞춤형 디스플레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전자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쳐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지난 6일자로 게재됐다.
| 아주대 연구팀.(왼쪽부터)한승용·강대식·고제성 교수.(사진=한국연구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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