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옵티머스사태 無…펀드 비시장성 자산 85% 투명관리

예탁원 최초 펀드 자산대사 통계 공개
펀드시장 투자자 보호 강화 기여할 듯
  • 등록 2022-03-24 오전 11:12:11

    수정 2022-03-24 오전 11:12:11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수천억대 투자자 피해를 낳은 옵티머스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마련된 펀드 자산대사 지원 시스템이 도입 9개월만에 85% 정도의 펀드 자산정보 등록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 21일 기준 펀드 재산 자산대사 플랫폼에 337개사가 운용하는 8774개 펀드의 비시장성 자산 등의 정보 21만건이 등록됐다고 밝혔다. 시장 전체에서 자산대사를 해야 하는 펀드는 1만여개로 추산됐다. 이 중 4건 중 3건 이상이 자산 대사 등록을 마친 셈이다.

비시장성자산은 사모사채 등 비상장·비예탁 증권, 부동산, 장외파생상품, 해외자산 등 예탁원에서 중앙집중적 방식으로 보관 또는 관리할 수 없는 투자자산이다.

자산대산 시스템 도입 왜

옵티머스 사태로 피해자가 속출하자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제도 전반을 개편하기 위해 자본시장법령 개정으로 자산대사 대상을 사모펀드부터 공모펀드까지로 확대했다. 예탁원은 지난 6월 이에 대한 내부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관련법상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자산대상 지원을 완료해 이날 처음 관련 통계를 공개한 것이다.

펀드 자산대사 지원 플랫폼은 수탁사가 보관·관리하는 집합투자재산을 펀드별 자산명세와 비교·대조하는 시스템으로 지난해 6월 처음 구축됐다. 집합투자업자와 신탁업자가 펀드별 보유자산에 대한 내용을 자산대사 지원시스템을 통해 전송하면 시스템에서 대상 항목 일치 여부 확인 후 결과를 각 사업자에게 통보한다. 만약 불일치 자산이 발견되면 소명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시스템은 제2의 옵티머스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처음 도입됐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안전한 펀드라고 투자자들을 속여 2017년부터 2020년까지 7개 판매사를 통해 109개 펀드 총 1조1824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모은 뒤 부실기업 채권이나 부동산 개발 등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사기 사건이다. 2021년 6월 18일 이후 환매중단 금액은 총 5146억원에 이른다.

자본시장법에는 투자제안서에 금융투자상품 매매 등 중요사항에 대해 거짓으로 기재해 이익을 얻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이에 지난해 10월 자본시장법 하위규정을 개정해 시장 참가자인 집합투자업자, 신탁업자, 사무관리회사, 대상펀드에 해당하는 공모펀드, 일반투자자 대상 일반사모펀드 등의 모든 집합투자재산을 등록하도록 했다. 하지만 의무사항이 아니다 보니 자발적인 참여에 맡기고 있다.

고창섭 예탁원 자산운용지원본부장은 “자산이 많지 않은 소규모 펀드의 경우 여전히 수기로 기록하고 있다”며 “그 외 일반사모펀드 3421개와 5353건에 이르는 공모펀드 등도 모두 자산을 등록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펀드재산 자산대사 및 플랫폼 참여현황


◇ 사모펀드 비시장성자산 규모 공모펀드보다 多


공모펀드 5353개의 통보자산은 16만6247건으로 집계됐다. 시장성자산인 국내증권이 9만9170건, 외화증권 3만8621건이었다. 비시장성자산은 △증권 105건 △비증권·비금융 47건이었다. 금융·파생상품은 2만8304건이나 됐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사모펀드는 3421개가 4만4522건의 자산 등록을 마쳤다. 시장성자산은 국내증권이 2만9416건, 외화증권 2730건으로 공모펀드보다 적었다. 반면 비시장성자산은 증권 1949건, 비증권·비금융 1546건 등으로 공모펀드보다 많았다. 금융·파생상품은 8881건이었다.

예탁원은 펀드재산 자산대사 지원에 그치지 않고 플랫폼에 등록된 비시장성 자산코드의 활용성을 제고하기 위해 ‘비시장성자산 운용지시 지원시스템’을 5월까지 구축, 공개할 예정이다.

강신규 펀드기획팀장은 “비시장성자산에 대한 표준화·전산화된 운용지시로 시장성자산 위주의 펀드넷 서비스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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