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나리조트측, 경주시의 제설요청 '묵살했다'

  • 등록 2014-02-20 오후 3:35:19

    수정 2014-02-20 오후 3:35:19

경주시 “폭설로 비상이다. 제설에 각별히 신경” 통보

(경주=연합뉴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측이 붕괴사고 4일전에 경주시로부터의 “눈을 치워달라”는 요청을 묵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수사본부(본부장 배봉길 경북경찰청 차장)은 20일 경주시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사고 4일전 마우나오션리조트에 전화를 걸어 제설 요청을 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경주시 문화관광과 관광개발계 김경화 주무관은 “폭설로 비상이 걸려 리조트 측에 전화로 ‘눈이 많이 오니 치워달라.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요구했다”며 “관련 공문은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광개발계는 마우나관광단지 개발·관리 등을 담당하는 부서다.

그러나 리조트 측은 경찰조사에서 “체육관 지붕 등의 눈을 치우지 못했다”고 진술해 경주시의 요청을 무시했다.

경주시는 지난 13일 지역에 9.5~75㎝의 폭설이 내리자 각종 건축물과 노후 주택, 축사 등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달라는 연락을 했다.

특히 지난 10∼12일 경주·울산에서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과 똑같이 철골구조물 설계공법(PEB공법)으로 지어진 건물이 잇따라 붕괴한 터라 시는 더욱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것이다.

경주시는 지난 10일에도 6~33㎝의 폭설이 내려 붕괴위험 건축물의 소유자들에게 제설을 요청했으나 연락 명부에 마우나오션리조트를 누락했다.

붕괴사고가 난 지난 17일 경주지역에는 50~70㎝의 폭설이 내렸다.

사고현장에 출동한 소방 관계자 등은 “건물 구조상 하중에 취약한 체육관이 지붕에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리조트, 이벤트업체, 시공업체, 경주시 등의 관계자 40여명을 상대로 업무상과실 및 부실시공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 시설안전관리 등을 담당하는 리조트 직원이 현장에 단 1명도 없었던 이유를 캐묻고 있다.

리조트 레저사업소의 직원 10명은 기계·전기통신·시설안전관리 등을 맡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확보한 자료 분석 및 관련자 조사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사고원인을 밝혀내겠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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