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게임을 즐기는 유저 입장에선 아이템을 확보하려고 정열(?)을 불태웁니다. 아이템을 가지면 게임 내 괴물을 손쉽게 물리칠 수 있고, 새로운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템이 아이템을 부르는 거죠.
한 게임업체의 직원이 재테크(?)하다가 적발된 사연은 이렇습니다. 게임 내 희귀 아이템을 몰래 만들어 게이머들에게 판매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게이머들이 게임회사에 항의를 했고요.
게임업체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 직원이 게임 아이템을 몰래 만든 것을 적발해 그 직원을 고소했습니다. 그 직원이 챙긴 금액은 3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언제나 어느회사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거래를 통해 결혼자금까지 모았다가 발각돼서 유저와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고소를 당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져지는 현물이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가상의 상품인 아이템들이 거래되는 것에 대해 인식이 부족한 탓입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게임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이 유혹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이죠. 게임업계에서 오랫동안 종사한 어느 게임 개발자는 "게임 개발자 또는 운영자 입장에선 보통 게임이 `회사 소유`라기 보다는 개발한 사람 또는 팀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게임 개발을 위해서 밤새워가며 최소 1~2년은 고생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만큼 애착이 강해질 수 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다른 게임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볼까요.
"한두 직원의 실수로 회사의 이미지와 그 게임 분위기가 왕창 더러워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문제를 일으킨 직원을 단순히 해고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게이머들에게 외면받게 될 때 이미 그 게임은 생명력을 잃게 되기 때문이죠.
많은 게임회사들의 게임 운영팀 운영자들은 인력파견회사의 계약직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회사에 대한 소속감이나 로열티를 갖기 어려운 실정이죠.
최근 일부 게임회사들이 게임 운영팀 직원을 계약직에서 모두 정직원으로 고용계약하는 등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게이머와 최전방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는 직원들의 미래가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불안하기만 한데 막연하게 윤리만을 강요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윤리를 지켜야한다고 해서 이를 문서화한 게임회사도 찾아볼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내 대표적인 게임업체에서 이를 문서화하고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게임회사들은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명의를 도용하는 게이머들을 원망하는 목소리를 냅니다. 그러나 일부 게임회사들도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려는 유저들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습니다.
게임회사 직원들의 재테크(?)가 재발되거나, 개인정보 보호유출을 등한시해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이죠. 이런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건전한 게임 문화 조성은 한낫 공염불입니다.
말로만 세계 1위 온라인 게임 강국을 외치기 전에 내면을 돌아봐야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