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진철기자] 정부의 부동산종합대책 발표가 하루 지난 30일 강남 주택시장은 아직까지 매도, 매수 움직임이 모두 잠잠하고 한산한 표정이다.
30일 서울지역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중개업소들은 이번 대책의 세제강화 방안이 양도세 강화와 주택거래신고제에 따른 취득·등록세 인상 등 거래관련 세금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앞으로 거래자체가 크게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재건축추진 초기단계 단지의 경우 매도문의가 증가하고 있지만 매수문의가 없어 가격하락폭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개포동 주공아파트의 경우 대책발표후 호가를 낮추더라도 매물을 처분해 달라는 매도문의가 차츰 늘고 있지만 매수문의는 잠잠하다.
우진공인 관계자는 "유예기간 내에 처분하려는 다주택보유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지만 매수세가 없어 거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매도 희망자들이 호가를 대책발표 전보다 내리는 상황이어서 가격이 점차 하향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도 대책발표 이후로 거래를 미뤘던 매수희망자들이 아직까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금탑공인 관계자는 "은마 34평형의 경우 7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지만 매수자들은 7억원선까지 가격이 떨어져야 거래를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매도·매수자들간 가격흥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도곡동과 압구정동 등 대형평형이 몰려있는 지역도 큰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도곡동 청실공인 관계자는 "매도·매수자 모두 거래문의가 뚝 끊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아직까지 호가변동이 없고, 매수희망자들이 좀더 기다려보자는 분위기로 거래자체가 이뤄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압구정동 신현대공인 관계자는 "대책이 나왔지만 이미 사전에 예상했기 때문에 당장에 큰 변화는 없다"며 "첫 거래가 이루어져 봐야 향후 시장전망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서 공급확대 대책에 따라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서울시 뉴타운추진 후보지역 역시 아직까지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남동 용산공인 관계자는 "예전같으면 이 정도의 개발계획 발표가 나오면 다음날 매수희망자들의 문의가 빗발쳤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며 "투자자들이 향후 늘어날 세금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시장에서 거래를 통해 자연스럽게 가격이 하향세를 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거래침체가 지속될 경우 가격왜곡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문제능 지오랜드컨설팅 사장은 "정책내용이 대부분 예고됐기 때문에 다주택보유자들 대부분은 명의분산 등 나름대로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며 "대출부담 등으로 매도가 급하지 않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당장에 집을 팔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영훈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1년여의 유예기간이 있지만 매도자들은 양도세를 높게 부담하고, 매수자들은 취득·등록세가 기존보다 3~4배 늘어난 상황에서는 거래자체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며 "거래침체에 따른 또다른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