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평균 3.6달러를 기록했다. 배럴당 평균 7.3달러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던 1분기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나온 휘발유·경유 등 다양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운임·동력비 등을 제외한 이익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통상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4~5달러로 본다. 여기서 더 떨어지면 수익이 악화한다는 뜻이다. 3분기 정제마진은 2분기(3.5달러)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있어 정유사들이 큰 이익을 내기 어려웠을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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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정유업계의 3분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이노베이션(096770)의 3분기 실적은 매출 18조8165억원, 영업이익 938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19조8891억원·영업이익 1조5631억원) 대비 각각 5.4%, 94% 감소할 전망이다.
4분기에도 정유사들의 실적 전망은 어둡다.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지난 5~9월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달 보고서를 통해 중국 내 원유 수요를 하향 조정했다. 중동 지역 전쟁이 추가로 격화하지 않는다면 주요 산유국을 중심으로 유가 하방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황 연구원은 “4분기 국제 유가 하락 리스크에 주의해야 한다”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플러스(OPEC+)의 원유정책이 유가 방어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경쟁국인 미국의 생산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 셰일 오일의 생산원가인 54달러 이하로 국제유가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