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모습 드러낸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왜?

"中정부 정보접근요청, 수용 않을 것"…보안 우려 선그어
딸 멍완저우에 대해서 "그립다" 짧게 언급해 눈길
  • 등록 2019-01-16 오전 11:16:45

    수정 2019-01-16 오전 11:34:51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AFPBB 제공]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집중 견제를 받는 가운데 런정페이 회장이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고 해명에 나섰다. 런 회장이 외신들과 만난 것은 2015년 이후 4년만의 일이다.

15일(현지시간) 런 회장은 화웨이 본사가 있는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외신들을 만나 중국 당국이 외국 고객과 관련한 비밀 정보를 요청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노(no)라고 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을 시작으로 서구국가들이 화웨이 제품의 보안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며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하자, 직접 우려 해소에 나선 것이다.

런 회장은 이 자리에서 “나는 조국을 사랑하고 공산당을 지지한다”며 “그러나 세계를 해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 정치적 신념과 화웨이 사업과는 밀접한 관계가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화웨이 통신장비를 채택해도, 국가안보가 침해될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앞서 미국을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일본 프랑스 등 동맹국들은 잇따라 국가안보를 이유로 차세대 통신망인 5세대 이동통신(5G)망에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배제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중국은 지난 2017년 국가가 요구하면 자국 뿐만 아니라 해외의 개인이나 단체의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국가정보법 개정안을 발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화웨이에 개인 정보 제공을 요구한다면 거부할 수 없다.

그는 화웨이가 미·중 무역전쟁의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화웨이는 양국 간 마찰에서 깨알 정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 상대국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기업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대규모 감세 조치를 했다”며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런 회장은 “나는 전 세계가 통일된 기준을 세우는 것에 대해 강력히 지지한다”며 “화웨이는 사이버보안과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확고히 고객의 편”이라고 강조했다. 또 “단 1센트라도 화웨이 주식을 가지고 있는 외부 기관은 없다”며 “화웨이는 오직 자신을 포함한 직원들만 주주로 삼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아울러 런 회장은 이날 자신의 딸인 멍완저우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해서는 “딸이 그립다. 법원의 판결을 기다린다”고 짧게 언급했다.

멍 부회장은 지난달 1일 미국의 대(對)이란 무역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바 있다. 현재 멍 부회장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지만 미국은 캐나다에 1월 29일까지 멍 부회장의 인도를 요청한 상태다.

1944년생인 런 회장은 대학 졸업 후 인민해방군으로 건축병으로 복무하다 이후 군 공병단원으로 랴오양 화학섬유공장을 설립, 엔지니어로 일했다. 퇴역 후 1987년 화웨이를 창업했다. 그는 인민군 출신이자 공산당원인 만큼, 중국 당국과의 유착 의혹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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