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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보이콧을 선언한지 나흘만에 복귀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노트북에 ‘민주주의 유린 방송장악 저지’ 종이를 부착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방송장악이 아닌 정상화”라며 “상임위원회는 정책을 토론하는 곳이지 정치적 구호를 외치는 곳이 아니다”라고 해당 종이를 제거해줄 것을 요구하며 실랑이가 벌어졌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 26일 방송통신위원회가 MBC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위원회의 보궐 이사로 여당 성향 인사를 임명한 것을 ‘방송장악’으로 규정하고 국감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날 복귀했다.
가장 먼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야당이 국감을 보이콧을 하고 왔으면 무엇인지 해명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는것 아니느냐”고 요구했다. 이어 “왜 국회 보이콧을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 지난 9년 간 방송을 권력에 거의 종속되게 만들어놨다. 어느 국민이 ‘방송장악’이란 말을 동의하느냐”고 따졌다.
김광림 한국당 의원은 “과거 민주당이 야당때 어떤 일을 하셨는지 되짚어 보라”고 지적하며 “이번 문재인 정부의 언론장악은 기획되고 의도된 것이다. 방송장악이 3단계 시나리오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을 보탰다.
그러자 과거 MBC에 재직했던 박광온 민주당 의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박 의원은 “MBC는 제가 몸담았던 곳이자 사랑하는 후배들이 일하는 곳”이라며 “과거 신군부가 ‘정의사회 구현’이라는 말을 쓸때처럼 언어의 괴리감을 느꼈다”며 이번 ‘방송장악’ 문구 역시 독재정권의 정당화 논리와 비슷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어 “MBC에 재직하던 기자와 PD가 주차장 관리소로 쫓겨나거나 해고당했다”고 언급하며 “언론의 자유나 방송의 중립성 등은 논란이 될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 행위다. 이들의 마음을 1%라도 이해하는 마음으로 이 사태를 봐주길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소속 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에게 “상임위원회 회의장은 상임위 주제와 관련해 엄밀하게 말하도록 허락된 토론장”이라며 “어느 당이든 자신의 정치적 구호를 상임위원회 회의장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것으로 합의해달라”고 해당 문구를 노트북에서 제거해줄 것을 요청했다.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자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이 “많은 분이 기다리고 있다”며 “이 정도면 양 당이 하고싶은 말이 다 전달된 것 같다. 빨리 국감을 시작해야한다”고 언급하자 겨우 공방이 정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