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글로벌 IPO 규모 70% 급감…3년반來 최저

  • 등록 2015-10-05 오후 3:40:08

    수정 2015-10-05 오후 3:40:08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세계 각국 기업의 기업공개(IPO) 규모가 3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4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금융조사업체 딜로직 자료를 인용해 기업들이 올 3분기(7~9월)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 2분기보다 약 70% 감소한 206억달러(약 24조원)라고 보도했다. 이는 2012년 1분기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기업 IPO가 최악인 곳은 중국이다. 중국 본토에 3분기동안 상장한 기업 수는 ‘0’(제로)였다. 중동과 아프리카를 포함한 유럽은 60% 감소했고 미국도 40% 줄었다.

IPO 시장이 이처럼 침체한 이유는 글로벌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장을 계획했던 기업과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불거졌고 이에 대한 경계심으로 미국 증시에서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한 때 50대로 치솟아 2009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보여주는 예다.

영국 대형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Y)에 따르면 벤처캐피탈과 같은 투자펀드 출자를 받는 기업의 자금 조달액은 90%나 감소할 만큼 타격을 받았다. 상장 신청을 철회 혹은 연기한 기업 수는 세계적으로 60곳이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42개)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중국은 중국정부가 상하이 증시 급락을 막기 위해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IPO 후보 기업은 약 600곳에 이른다. 중국은 지금까지 세계 IPO 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경기침체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와 함께 기업의 자금 조달 환경이 좋아지고 기업 인수합병(M&A)과 미공개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늘어난 점도 일조했다.

미국 우버 테크놀로지와 스웨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는 최근 증시 상장 대신 국부펀드와 사모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M&A를 통해 대기업에 인수되는 등 자금조달 경로가 다양화되면서 IPO 시장이 과도기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4분기 상장예정 기업의 자금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탈리아 우편 서비스 포스테 이탈리아네는 상장을 통해 40억유로(약 5조2683억원)를 조달할 계획이고 일본 우정그룹 3사도 대형 상장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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