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0.5원 상승한 1404.00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마감가 기준으로 1400원대로 상승한 것은 작년 12월9일(1447.00원)이후 처음이다.
장 초반에는 1400원 레벨에 경계감을 보이며 방향성 탐색에 나섰던 달러-원 환율은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아래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일보다 1.5원 상승한 1395원에 거래를 시작, 1398.5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다시 반락을 시도, 오전 11시21분께는 1384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외국계은행 창구를 통해 달러매도가 나왔는데 외환당국이 환율관리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딜러는 "당국 개입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아래쪽으로 베팅한 물량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이같은 혼란속에 환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불규칙한 모습을 보이자 오전에 환율 하락에 베팅했던 쪽에서 손절매성 매수주문을 내면서 장 막판 환율이 급등했다.
국내 증시가 나흘째 조정세를 이어간 것도 환율 상승을 뒷받침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0.87% 하락하며 1180선을 밑돌았다. 외국인들은 2024억원어치를 순매도 하며 3일째 매도우위를 보였다.
◇ 1400원대 안착 여부가 관건
이유야 어찌됐건 종가기준으로 1400원대에 재진입했다는 점이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박스권 장세속에서도 꾸준히 저점을 높여왔고 장중 변동폭도 다시 커지면서 환율이 위로 방향을 잡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 외환딜러는 "당분간 1400원대에 안착하느냐 여부가 관건"이라면서 "당국의 개입이 가장 큰 변수인데 당국의 스탠스가 어떠냐에 따라 단기 시황이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딜러도 "1400원 안착 여부를 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동안 수급면에서 결제수요와 네고물량이 1400원을 기준으로 부딪쳤는데 그 균형이 깨지면 레벨이 한단계 높아진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전체적으로 레벨이 높아지는 것 같다"면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도 커지고 있고 배당금도 나갈 것 같고 우리은행 후순위채 문제로 외국인들도 불안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천천히 레벨을 높여갈 경우 당국에서도 별 개입이 없을 수도 있다"면서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태여서 작은 물량만으로도 크게 움직이는 만큼 가능성을 위로 열어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시장지표
이날 시장평균환율은 1394.80원에 고시될 예정이며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35억8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일대비 19억 달러 가량 크게 줄어든 물량이다.
오후 3시쯤 달러-엔 환율은 0.06엔 오른 90.07원에 거래됐고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46원 오른 1558.79원에 고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