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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는 환경부와 공동으로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이자 탄소흡수원인 습지의 가치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22일 오후 전남 보성 벌교생태공원에서 ‘세계의 습지, 한국의 갯벌에서 미래를 찾다’를 주제로 2022년 세계 습지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매년 개최되는 행사지만 이번에는 지난해 한국의 갯벌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 열린 첫 번째 행사라 더 큰 의미가 있다.
국제사회는 습지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세계 습지의 날’을 지정해 습지 보호를 위한 세계인의 약속인 람사르협약 채택일을 기념하고 있다. 협약은 1971년 22월 2일에 채택됐는데, 한국의 2월은 동절기인 점을 고려해 지난 2002년부터 4~5월에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갯벌, 생태가치 인정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축전을 통해 “습지는 수많은 생명을 품고 길러 내며 살아 숨쉬고 있다”며 “행사가 열리는 보성 벌교 갯벌은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 지켜 온 인류 공동의 유산”이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우리와 자연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보존에 힘쓰겠다”고 덧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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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준 해양환경공단 이사장은 “삶의 터전으로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갯벌이 이제는 온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하고 지켜나가야 할 세계유산이 됐다”며 “갯벌 생태계의 건강성을 증진하고 갯벌의 가치와 우수성이 지역의 생태관광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경오 한국의갯벌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사무국장은 “세계유산 등재는 한국의 갯벌이 갯벌 서식지로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증을 받았다는 의미”라며 “이제는 미래를 위해 국제 수준을 넘어 세계 최고의 갯벌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갯벌을 잘 지키고 보존하면서 인간과 자연 속에 살아가는 생물들이 공생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세계적인 갯벌인 벌교 갯벌이 명소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성·순천·고창·서천·신안 지역에 걸쳐있는 한국의 갯벌은 지난해 7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세계자연유산이다. 갯벌로는 유럽의 와덴해, 중국 황해 습지에 이은 세계의 세 번째 등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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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은 높은 생물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갯벌에서 서식하는 생물은 총 650종으로, 유럽의 와덴해 갯벌(총 400종) 세계자연유산보다 1.6배 높다. 또 먹이원이 풍부한 우리 갯벌은 바닷새들의 서식지이자 전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철새들의 주요 기착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단위 면적당 경제적 가치가 농경지의 100배, 산림의 10배에 이를 만큼 갯벌은 자원으로서도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위기 속에서 갯벌의 탄소 흡수 기능이 주목받고 있다. 갯벌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연간 최대 49만톤으로 자동차 약 20만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맞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