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1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열린 ‘2016 북미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 언론공개 기간 만난 세계 각국의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하나같이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자율주행 기술 CES에서 먼저 공개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최대 화두는 자율주행 기술이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는 저마다 첨단 기술을 뽐내며 자율주행 선도업체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는 이렇다 할 발표가 없다. 한 주 앞서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16’에 뺏겼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플랫폼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자율주행 콘셉트카 ‘버디(BUDD-e)’를 포드는 ‘퓨전 하이브리드’에 기반을 둔 자율주행차를 CES에서 선보였다. ‘테슬라 킬러’를 자처하는 패러 데이퓨처는 그간 소문만 무성하던 콘셉트카 ’FF제로01‘를 공개해 양산 가능성을 선보였다. 기아자동차(000270)도 자율주행차 브랜드 ’드라이브 와이즈‘ 의 발표무대로 CES를 택했다.
매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호스트로 활약하던 제너럴모터스(GM)은 지난해 모터쇼에서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 EV‘의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그러나 올해 양산형 모델의 첫 데뷔 무대는 모터쇼가 아닌 CES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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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레 모터쇼엔 첨단 기술로 자동차의 미래를 보여줄 콘셉트카가 줄었다. 당장 팔릴 양산차만 즐비했다. 올해 출품된 신차 40여 종 가운데 양산차는 30여 종이다. 차는 전시장을 가득 메웠지만 관람객의 이목을 끌기에는 화제성이 부족했다.
픽업트럭에서 대형세단으로 주연 교체
CES에 밀려 빛바랜 측면이 있지만 당장 판매되는 고급차가 대거 출품됐다. 모터쇼 전면엔 과거 미국 시장의 주류인 고급 픽업트럭 대신 고급 세단·SUV가 들어섰다. 미국 경기가 지난해 역대 최대 자동차 판매기록을 새로이 쓸 정도로 살아난 데다 중장기 고급차 시장 전망이 좋기 때문이다.
저유가가 이어지며 친환경차보다도 고성능차가 주목받은 것도 또 하나의 특징이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세계 고급차 시장은 연평균 4%씩 증가해 2019년 10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포드의 프리미엄 브랜드 링컨은 자사의 플래그십 대형 세단으로 14년 만에 부활하는 ‘올-뉴 링컨 컨티넨탈’의 양산형 모델을 최초 공개했다. 또 GM의 고급브랜드 캐딜락은 럭셔리 대형 세단 CT6를 공개했다.
고성능차도 전면에 배치됐다. BMW는 최고 출력 370마력을 발휘하는 고성능 모델 M 버전의 엔트리급 모델인 소형 스포츠카 ‘뉴 M2 쿠페’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중형 SUV인 기존의 ‘X4’를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개선한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 ‘뉴 X4 M40i’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포르쉐는 스포츠카 911 부분변경 모델인 ‘뉴 911 터보’와 ‘뉴 911 터보S’를 내놨다. 그 밖에 벤츠 SLC의 고성능 AMG 모델, 쉐보레의 고성능 스포츠카 카마 등도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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