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2012] "한국, 시장개방 더 확대해야"

"한국이 발전할 수 있었던 건 미국의 개방경제때문..명심해야"
"5년 단임제, 금융산업 발전에 발목..정부도 눈치보지 말아야"
  • 등록 2012-03-29 오후 6:07:59

    수정 2012-03-30 오전 8:48:22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이데일리가 29일 서울파이낸셜포럼과 함께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국제금융컨퍼런스(IFC)의 제4세션 `한국 금융의 미래 전략`에서는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에 대한 다양한 제언들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우선 우리나라의 금융발전을 위해선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같은 시장개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우 셍준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 국제금융연구소 부소장은 "한국이 지리적으로 작은 영토를 가진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가장 영향을 끼친) 미국 경제가 개방경제였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이 부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엘든 전 HSBC 회장은 "한국이 시장 개방을 한다고 해서 (다른 국가에) 떠밀려갈 것이란 우려를 느낄 필요는 없다"며 "규제가 과도해 시장 자체가 없어지는 결과를 낳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규제를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등 전반적은 금융시장이 매우 국내 중심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은행의 비중이 너무 큰데다 보험, 증권, 헤지펀드 등 비은행 금융기관과의 트레이드가 적어 글로벌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다른 금융기관들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지만, 외환시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금융시장에서 핵심적 역할은 은행이 하고 있다"며 "다른 국제 표준(스탠다드)에 비춰보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 금융기관이 발전하기 위해선 독립성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가 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엘든 전 회장은 "(금융기관의) 이사회 결정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문제를 삼아야 한다"며 "그저 따르기보다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5년 단임제인 대통령제가 국내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폐해를 가져다 준다고 지적했다. 5년이란 짧은 정권 안에 금융산업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지적이다.

엘든 전 회장은 "단기적, 근시안적 생각은 금융산업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분명히 바꿀게 있다면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서울파이낸셜포럼 회장도 "대통령의 임기를 조정하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정부가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금융 현안을 손놓고 있는 상황도 비판했다. 외환은행 지분 매각 뿐만 아니라 우리금융지주·산은금융지주 민영화 등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정부를 비판한 셈이다.

리우 부소장은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정치 리스크로) 욕을 덜 먹기 위해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이 같은 무행위는 기회를 놓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기회를 넘겨주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 관련테마기획 ◀ ☞2012 국제금융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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