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진 않았지만 양국이 암묵적으로 위안화 가치 절상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 향후 위안화 절상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6월 인민은행이 달러 페그제에서 유연한 환율시스템으로의 변화를 공표한 후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지금까지 3% 이상 절상됐다. 연율로 계산하면 절상 폭은 6%에 달한다.
후 주석도 위안화의 향방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중국 일간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도 "위안화 절상 여부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미국 내에선 오바마 정부가 이번 회담에서 위안화 문제를 부각시키려는 의지는 별로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6월부터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상시켜온 만큼 앞으로도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450억달러의 대규모 무역계약을 앞두고 굳이 환율 문제를 쟁점화 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의중도 있었을 것이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 드러내놓고 동의할 순 없지만, 중국 역시 경제의 체질을 내수 중심으로 개선하기 위해 위안화 절상이 필요하다는 미국의 논리를 서서히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재무부 관리들을 인용, 중국이 후 주석의 방미 이후 위안화 환율정책을 미묘하게 변화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인의 구매력이 높아지고 다시 내수 시장의 전반적인 활성화를 불러와 중국이 현재 추진 중인 내수 주도의 경제성장 모델 전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미국이 중국에 대해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며 주장하는 논리기도 하다.
액션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코헨 아시아 담당 대표는 "중국 정부가 수입제품 가격 인하 등 위안화 절상의 유용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