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재선유력]세계 보안관 입지 강화

일방주의 지속여부 주목..중동·한반도 긴장 고조
네오콘 퇴조로 `일방주의` 노선 변화 전망도
  • 등록 2004-11-03 오후 8:34:00

    수정 2004-11-03 오후 8:34:00

[edaily 오상용기자] 미국이 다시 부시를 선택했다. 지난 4년간 테러와의 전쟁에 몰두해온 조지 W.부시 대통령은 `세계 보안관`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게 됐다. "더 안전한 세계를 만들겠다"(build a safer world)는 부시의 공약이 보여주듯 `일방주의` 외교노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중동정세는 긴장감을 더할 전망이다. 대선기간 갈라진 국론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테러단체와 테러지원국에 대한 미국의 공세가 강화될 공산이 크다. 한반도 정세는 부시의 북핵 강경노선으로 불안감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북측의 태도변화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오콘의 퇴조로 `일방주의` 노선이 변화할 지도 관심사다. ◇대(對) 테러전쟁 박차..중동 긴장고조 2기 부시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의 핵심도 대(對) 테러리즘이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 승리를 `테러와의 전쟁을 마무리 짓고 안전한 미국을 만들어 달라`는 유권자의 당부로 여기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그간 "테러조직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선제공격을 서슴지 않을 것임"을 누차 강조해 왔다. 테러 지원국가 및 잠재 위협 국가에 대한 압박이 강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특히 지난 8월 의회 진상조사위원회는 "9·11 테러범이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서를 내놨고, 지난달 29일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9·11 테러가 자신의 소행임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어떤 식으로든 이란과 알카에다에 대한 응징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공화당과 행정부내 매파를 중심으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동지역의 긴장감은 지금보다 더 심화될 전망이다. 이슬람 무장단체의 반격도 걱정거리.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들은 이슬람권의 공적(公敵)인 부시 대통령의 재집권을 내심 반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핵, 부시 외교안보 `핵`으로 미국 안보의 관심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이용한 테러 위협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NBC뉴스의 여론조사는 이같은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응답자의 32%는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를 최대 위협요인으로 꼽았다. 이라크 사태(20%)보다 더 높은 비중을 둔 것. 부시 대통령은 대선기간중 "북핵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양자회담은 6자회담의 틀을 무너뜨릴 뿐 효과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전문가들은 6자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부시대통령이 대북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본토에 대한 핵위협 가능성을 이유로 대북 선제공격론이 득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도 "부시 후보는 6자회담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북한에 대한 강한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한반도 불안정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얼마전 미국 의회가 `북한인권법안`을 통과시키고 부시 대통령이 이에 서명함에 따라 미국이 북한 내정에 관여할 수 있는 법적 토대도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정세는 북측의 태도변화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북측이 더 이상의 벼랑끝 전술은 무리라는 상황인식에 도달할 경우 북한의 `핵포기선언`과 미국의 `북한 체제보장 및 경제적 보상`을 둘러싼 난제도 해결점을 찾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방주의 외교노선 변화 시각도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좌지우지했던 네오콘(Neo-conservative : 신보수주의)의 지지기반 약화로 이들이 주도했던 일방주의 외교노선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9·11테러 이후 네오콘은 부시행정부내 국방과 외교분야를 장악하며 막강한 힘을 행사해 왔다.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리차드 펄 전 국방정책위원회 의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그러나 네오콘의 기세는 최근 이라크전쟁의 후폭풍에 흔들리고 있다. 이라크전쟁의 부당성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네오콘의 신뢰성도 큰 타격을 입은 것. 지난 9월18일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는 "네오콘은 최근 구(舊)보수진영과 진보진영으로부터 동시 공격을 받고 있으며 내부에서 조차 분열과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면서 "올 대선 승패와 상관없이 네오콘의 위상은 약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16일 영국의 BBC방송도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부시 대통령의 현 대외정책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2기 외교·안보라인에 도널드 럼스펠드와 풀 울포위츠 같은 네오콘 인사들이 잔류할지 여부가 향후 부시행정부의 외교노선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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