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준마감일 다음날 결제위험 배가

  • 등록 2004-06-15 오후 6:05:24

    수정 2004-06-15 오후 6:05:24

[edaily 강종구기자] 은행 지준마감일 다음날 거액의 어음이나 수표를 돌리면 결제가 되지 않거나 지연될 위험이 뚜렷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한국은행의 필요지급준비금을 맞추기 위해 지준마감일 결제를 피해 그 다음날 결제규모가 급격히 커지기 때문이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0월과 올해 3월 사이에 어음교환시스템을 통한 결제금액을 조사한 결과 지준마감일 결제규모는 일평균 10조원으로 다른 날 평균 22조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금융기관사이의 거액자금 결제가 이루어지는 한은금융망도 지준마감일이면 한산하다. 결제규모가 30조원이 채 안돼 90조원이 넘는 다른 날의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지준마감일의 지급준비금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준마감일 전날 하루짜리 콜거래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에 평소에는 거의 거래가 없는 2일물 콜거래가 많아진다. 한은 금융결제국 김화용 조사역은 "지준마감일에는 은행들이 다른 은행에서 자금을 이체받을 일이 있으면 한은 금융망을 통하지 않고 자기앞 영수증을 발행하는 관행이 일반화돼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거액 A은행이 B은행에서 자금을 이체받는 거래가 있을 경우 A은행은 자기앞 영수증을 발행한다. 한은 금융망을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필요지준에는 변화가 없다. 다음날 A은행은 자기앞 영수증을 어음교환에 돌려 자금을 회수한다. 이런 일이 많아지면 지준마감일 다음 날에는 거액의 자기앞 영수중들이 일제히 교환에 회부되면서 어음교환시스템을 통한 결제금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 한은 금융망에도 다음날 결제가 몰린다. 실제로 어음교환시스템의 지준마감일 다음 영업일 일평균 이용금액은 25조원이 넘는다. 지준일의 2.5배에 달하고 다른 날 평균보다 많다. 지준 마감일 30조원으로 급감하는 한은 금융망의 결제규모도 다음 영업일에는 일평균 100조원이 넘어 평소보다도 많다. 지준마감일을 전후한 결제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결제관행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한은 김 조사역은 "지준마감일에 은행간 자금이체 거래가 있으면 자기앞 영수증을 발행하지 말고 결제위험이 없는 한은 금융망을 적극 이용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경우 일정금액(2500만캐나다달러,약 213억원 상당) 이상의 거액수표는 어음교환시스템을 통해 교환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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