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수치"…반기문·이낙연도 `개 식용 반대`에 힘 실었다

동물의 권리 향상 단체 '위대한 동반자'
반려동물 생명 존중 운동 선포식 개최
개식용 반대 서명…반기문·이낙연도 참석
  • 등록 2023-10-06 오후 5:06:00

    수정 2023-10-06 오후 5:06:00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개 식용 반대’ 움직임에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힘을 실었다. 이들은 개를 대하는 한국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기문(오른쪽 두번째) 전 유엔 사무총장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열린 반려동물 생명존중 운동 선포식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배철현 전 서울대 교수, 왕만린 아·태 여성기업인협회장. (사진= 위대한 동반자)
동물의 권리 향상을 위해 발족한 단체 ‘위대한 동반자’는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남산 그랜드하얏트 호텔 정문 인근 보노몽에서 반려동물 생명 존중 운동 선포식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반려 동물 생명 존중 의식을 높이고자 마련됐는데, 반 전 사무총장과 이 전 대표, 중국의 왕만린 아·태 여성기업인협회장 등 국내외 인사가 다수 참석했다.

‘위대한 동반자’ 조직위원장인 배철현 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인간과 개는 4만년 전 존재했던 호모사피엔스 때부터 동반자였다”며 “1994년 프랑스 쇼베 동굴에서 발견된, 2만6000여 전의 8~10세 사이의 어린 아이와 개가 나란히 그리고 천천히 걸어간 발자국 화석이 동반자였음을 확실하게 증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사 현장에서는 개 식용 반대 서명도 함께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쏘아 올리고 여야가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는 ‘개 식용 금지법’에 힘을 싣는 차원에서다. 동물구호단체 등에 따르면 전국의 개 사육장은 3000여 곳에 이르고, 한해 식용으로 도축되는 개는 100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개를 식용으로 도축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 중국, 베트남, 나이지리아 등 4개국뿐이다.

이낙연(가운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열린 반려동물 생명존중 운동 선포식에 참석해 배철현(왼쪽) 전 서울대 교수 등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위대한 동반자)
반기문 전 사무총장은 축사에서 “우리나라가 한때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게 개를 먹어 보신한다는 것이었다. 국제적으로 아주 창피한 수치 거리로, 외교관으로서 얼굴을 들기 어려울 정도였다”며 “대사관으로 오는 편지를 뜯어보면 한국의 개식용에 대해 야만 행위라고 비판하는 내용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이어 “이제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며 “전 세계적으로 개가 생활의 일부가 되고, 한국 대통령 내외도 개를 대단히 사랑고, 지난번 워싱턴을 방문하셨을 때 주미대사관저에 가서 개를 끌어안고 찍은 사진도 주미대사관에 걸려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 동물 할 것 없이 생명의 존중은 누구나 다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며 “개처럼 머리가 좋은 동물이 없어 마약과 범죄 퇴치에도 상당히 많이 활용되고, 아동의 정서 교육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반려동물 양육가구 600만 시대, 반려인구 증가속도만큼 반려문화도 개선돼야 한다”면서 반려동물 등록제,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 건강보험 제도화, 반려동물 놀이터 지역별 확보 등을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반려동물은 여전히 법적으로 물건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물건이 아니라 생명을 가진 사람에 준하는 생명체라는 것이 모든 제도의 기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자리에 많은 반려인이 와 계시는데 여러분이 그런 운동을 앞장서 이끌어 주시고, 세계 어디에 나가든 그런 문제 때문에 한국을 비판하는 일이 없고 오히려 한국을 칭찬하고 더 사랑하게 만드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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