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거꾸로 솟아"…위안부·징용 피해 가족들, 이영훈·류석춘 고소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일본군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 가족들이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와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검찰에 고소한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과 강제 징용 피해자 유족 등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영훈 전 교수 등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 집필진 및 류석춘 교수 고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 가족들과 이들의 소송대리인 양태정 변호사는 2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영훈 전 교수 등을 비롯한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 집필진들과 위안부 비하 발언을 한 류석춘 교수를 명예훼손·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 전 교수는 지난해 7월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였고, 강제 징용이 아닌 조선인들이 입신양명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였다”라는 주장이 담긴 ‘반일 종족주의’를 출간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류 교수 역시 지난해 9월 대학 강의 도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과 같은 발언을 하며 구설수에 올라 ‘정직 1개월’을 처분받았다. 류 교수는 최근 일본 우익 잡지 ‘하나다’에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기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가족들과 강제징용 피해자 9명이 함께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하려고 했던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아침 건강 악화로 인해 불참하고 고소권만 위임했다

일본군 강제징용 피해자 가족인 이윤재씨는 류 교수와 이 전 교수 등에 대해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짓”이라며 “자기 가족이었으면 그런 말을 함부로 내뱉을 수 있겠는가”라며 항의했다.

또 다른 피해자 가족인 장덕환씨는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개탄스럽고 피가 거꾸로 솟는다”며 “잘못된 역사의식은 매국노 짓”라고 꼬집었다.

양 변호사는 “이 전 교수와 류 교수의 주장은 아직 생존해 계신 일제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그 유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은 안겨주었다”며 “이러한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류 교수는 특히 징계조치를 받았음에도 자숙하는 모습이 아니라 우익 잡지 ‘하나다’에 기고하는 모습을 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