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뜬다]④젊은 나라…내수시장 가능성 보인다

  • 등록 2015-09-21 오후 3:20:39

    수정 2015-09-21 오후 3:20:39

[하노이=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더 가든몰 지하에 위치한 빅씨(Big C) 마트, 롯데센터 지하에 있는 롯데마트, 로열시티 메가몰에 있는 오션마트에는 항상 장 보는 이들로 북적인다. 카트를 끌다가 중간 중간 멈춰서야 했고 계산대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한참을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전통시장도 마찬가지다. 호안끼엠 호수 근처에 늘어서 있는 점포부터 재래시장인 동쑤언 시장까지 이르는 길에는 오토바이와 차량에 관광객과 현지인까지 엉켜 앞으로 나아가기조차 어려울 지경이었다.

△베트남 소비자신뢰지수(출처 : TNS)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베트남인들의 구매력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작년 베트남 가처분소득은 2008년에 비해 95% 성장했고 소비도 77% 늘었다. 리서치 기관 TNS가 산출한 소비자신뢰지수는 작년 51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82로 반등했다.

베트남에 진출하는 외국 기업들은 생산기지뿐 아니라 소비시장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베트남 인구가 9000만명을 넘어 1억명에 육박하는데다 젊은 인구 비중이 높아 소비시장이 충분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베트남은 해외 유통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일본 에이온은 올해 초 베트남 시티마트와 피비마트를 인수했고 태국계 BJC 역시 지난해 베트남 슈퍼마켓 체인 2위 업체인 독일계 메트로캐시앤캐리베트남을 인수하면서 베트남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국 기업으로는 롯데가 지난 2008년 호찌민점을 개점하면서 먼저 발을 들여놨고 이마트는 하노이와 호찌민을 놓고 저울질하다 호치민에 먼저 매장을 열었다.

물론 아직 영글지 않은 면도 있다. 소득수준이 고급 제품 소비에 충분할 정도로 올라오지 않아 아직 하노이 시내 고급 백화점은 한산하다. 평일 낮에 찾은 롯데백화점에는 손님이 한 두 명 정도에 그쳤고 로열시티도 명품 브랜드 매장은 썰렁했다. 랜드마크72 지하의 백화점은 아예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성장 여력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는 조금씩 늘고 있다. 베트남 국민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작년 기준 52%로 태국(49%), 인도네시아(23%), 필리핀(15%)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를 웃돌고 있다. 하노이 시내에서 고가인 아이폰이나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자동차 판매도 증가세다. 올해 상반기 베트남에서 팔린 자동차는 10만3500대로 작년 동기 대비 58% 급증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연간 판매대수 20만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베트남 국민의 발 역할을 해온 오토바이를 점차 고가의 자동차가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자산이나 소비 노출을 꺼려 금고문화가 강한 베트남인들이 점차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소비에 나서는 것도 긍정적인 변화다.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현지인 대상으로 영업이 가능한 신한베트남은행은 신용카드 출시 4년 만에 가입자 12만명을 넘겼다. 기업고객은 한국과 베트남 기업이 절반씩인 반면 개인 고객 35만명은 거의 베트남인이다.

한국 기업은 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한류 덕분이다. 베트남인들은 한국 제품과 음식, 문화에 친숙하다. 하노이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기사에게 “갱남, 강남, 경남” 어떻게 말해도 경남기업이 지은 72층짜리 ‘랜드마크 72’에 데려다 준다. ‘롯데, 참빛’ 등 한국계가 지은 건물의 한글 명칭도 단박에 알아듣는다. 대형 쇼핑몰 곳곳에서 한국 가요가 흘러나오고 한국 식품을 소개하는 K푸드 행사에도 7만명이 몰릴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

JW 메리어트 호텔 행사 담당 지배인으로 한국에서 7년간 유학한 르 퐁 리엔(29세)씨는 “대장금 같은 드라마로 한식에 대한 열풍이 불어 베트남 사람들이 김하고 김치를 아주 좋아한다”며 “설화수를 비롯해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에뛰드 등의 화장품 브랜드와 한국 가전 브랜드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하노이공립외국어대학 한국어과에 재학 중인 팜 트안 짱(21세)씨는 “한국 드라마 때문에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고 한국어까지 전공하게 됐는데 이런 이유로 한국어학과에 입학해 공부 중인 학생만 75명에 달한다”며 “젊은이들 대부분이 한국 제품이나 브랜드를 좋아하고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호안끼엠 호수에서 동쑤언 시장에 이르는 상점가.
△지난 13일 하노이 시내 더 가든몰 지하에 위치한 Big C 마트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