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당원 명부 압수에 법적 대응..“정당 자유 침해”

  • 등록 2012-05-24 오후 5:03:57

    수정 2012-05-24 오후 5:36:56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통합진보당이 검찰의 당원명수 압수·수색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민병렬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과 이광철 변호사는 “압수·수색의 ‘필요성’ 관점에서 이 사건은 적법하지 않다”며 24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검찰 압수·수색관련 준항고소장을 접수했다.

‘준항고’는 법원이나 검사 등이 행한 처분의 취소나 변경을 청구하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상 압수 등의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는 때 이를 취소 또는 변경해 줄 것을 관할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이 변호사는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통합진보당에 요청하는 방법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당원명부 등이 담긴 서버를 비례원칙에 반하게 압수”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외에도 ▲압수·수색 영장 미제시 여부 ▲피의자 통지 및 참여권 미보장 ▲집행 과정의 용역 동원 의혹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당 관계자는 “협조를 받지 못할 때 서버를 가져갈 수 있다는 항목이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포괄적으로 영장이 나오는 것 자체가 판사의 성향이 의심되는 것”이라며 “정당정보는 조회하도록 돼있다. 일반 범죄자들에게 법 집행을 할 때도 하드를 복사하는 게 정상이다. 개인 재산 탈취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개인에게도 제한적으로 집행되는데 정당의 서버를 압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 또한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헌법상의 정당 활동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점과 영장의 압수·수색 범위가 너무 포괄적이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 8조1항은 정당 활동의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있는데 검찰 등 권력의 개입은 이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피해자인 당원들의 고소 없이 외부 시민단체의 고발로 수사를 개시하는 것부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압수·수색 영장 또한 범위가 너무 포괄적이고 수사에 필요한 자료 외에 다른 자료도 있는 서버를 가져간 것은 당원의 자유를 침해하는 측면이 있다. 부정경선 관련 부분으로 특정했어야 한다”며 “집행 과잉으로 형사소송법에도 부합하지 않다”고 해석했다.

변호사 출신 정치인 또한 “영장 발부 범위가 너무 막연하고 방대한 점은 문제로 보인다”며 “원칙적으로 정당에 필요한 명부를 제출해달라는 제안이 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당이라도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면 정당한 절차를 거처 수사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평가도 있다. 전 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정당법은 법 집행에 있어 고려하라는 것이지 정당이라고 다르게 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정당이라도 고소를 당했고, 영장이 있다면 검찰은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 정당이라고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다”며 “법원의 정당한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집행하러갔는데 정당에서 방해해 문제가 생겼다면 이는 수사를 방해한 정당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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