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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평화로운 공존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우리가 우선시 해야 할 일은 글로벌 제도와 합의들을 보호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리기후협약을 예로 들면서 “한 국가가 이를 탈퇴해버린다면 이 협약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것이고 다른 국가들도 손쉽게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등도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신뢰를 위해 우리는 이런 다자주의 제도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불신에서 비롯됐다고 짚었다. 그는 “나토에 가입한 국가는 러시아의 적이란 믿음을 가진 러시아의 입장”이라면서도 “각자 입장이 있지만 각자 상대성을 이해하고 처리하는 것이 각국의 리더십”이라고 설명했다.
구티에레스 전 장관은 신뢰를 위해선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전 세계 문화는 각각 다르고, 모든 사람이 다른 관점으로 역사를 해석하고 있다”며 “서로 이해하기 위해선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샤히드 카칸 압바시 전 파키스탄 총리는 “형평성은 더 조화된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글로벌 형평성을 드높이고 미래 번영을 위해서 우리가 도전과제를 공통으로 갖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함께 진전할 수 있는 미래를 향해 노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샤히드 전 파키스탄 총리는 한 세계의 번영이 다른 세계에선 실존적인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생존의 위기를 겪는 국가들이 있고, AI의 발전으로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그는 “전 세계 인구의 6분의 1은 전기 없이 살아가고 있다”며 “혁신을 가속화해 우리 세상의 형평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돈 쁘라믓위나이 전 태국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신뢰의 부재에 대한 공감을 표하면서 그로인해 국수주의, 포퓰리즘, 지정학적 갈등 등이 부각되고 있으며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인류의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오늘날 문제들은 전혀 새로운 문제가 아니며, 우리가 자초했기 때문에 해결책도 우리가 찾을 수 있다”면서 “패러다임의 이동과 새로운 마인드셋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닐로 튀르크 전 슬로베니아 대통령은 신뢰를 통해 구축된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유럽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국가들이 유럽연합(EU)을 통해 다자주의 방식을 오래전부터 이어왔으며, 이를 위해선 신뢰가 필수였음을 강조했다.
양완밍 중국 인민 대외우호협회 회장은 신뢰 구축과 공감대 형성 등을 언급했으며, 먀오루 중국 싱크탱크 중국국제화센터(CCG) 사무총장은 다자주의가 글로벌 거버넌스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공동 미래를 향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신뢰와 연대, 대화 및 국제적 합의의 필요성과 시급성 등 명확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다가오는 미래에 여성과 청소년, 인공지능(AI)의 역할을 강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