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23세 정유정의 범행 동기가 ‘영어 콤플렉스’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부산경찰청,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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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부산 금정경찰서 등에 따르면 정유정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영어 실력이 좋지 못하다. 중학교 3학년 수준이다”라고 진술했다.
고교 졸업 후 5년간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하지 못한 정유정은 다음 달 영어 과목이 포함된 공무원 필기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취업 시장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영어 실력 등으로 번번이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정은 앞서 사건 발생 이틀 전인 지난달 24일 과외 중개 앱을 통해 학부모로 가장한 뒤 피해 여성에게 “중학교 3학년 아이가 영어 과외를 받고 싶다”고 접근한 바 있다.
경찰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정유정의 ‘영어 콤플렉스’가 범행 동기와 연관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유정이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보다 영어도 잘하고 학력도 좋은 피해 여성에 대해 증오나 강한 적대감 때문에 범행을 계획해 실행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열등감뿐만이 아닌 사이코패스 가능성에 대해서도 PCRL(사이코패스 검사) 등 정밀 조사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유정은 이날 오전 9시 6분쯤 검찰 송치를 위해 부산 동래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에게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