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은행권에 적용됐던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supplementary leverage ratio) 완화 조치를 연장하지 않으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7%대에서 추가 상승했으나 다시 1.68%대로 내려앉는 등 10년물 이상 금리를 미국 채권 금리 흐름을 쫓아가고 있다. 반면 5년물 국고채 입찰 부진과 장단기 금리차 괴리 축소 흐름에 5년 이하 채권은 약세다.
美10년물 따라 장기물 강세..10년·30년물은 역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2일 오후 2시 6분 현재 10년물 국채 금리는 3.0bp(1bp=0.01%포인트) 하락한 2.069%에 거래되고 있다.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3.1bp, 4.4bp 하락한 2.075%, 2.040% 하락하고 있다.
연준이 SLR 규제 완화 조치를 종료하면서 은행을 중심으로 국채 매도 물량이 출회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시장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준의 조치 이후 1.74%대까지 급등했으나 22일(현지시간) 새벽 1시께 1.683%로 소폭 내려앉았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추세적이진 않다는 평가다. 외국인들은 10년물 국채 선물을 매도하고 있고 해외쪽에선 추가 스티프닝이 전망되고 있다. 장기물로 갈수록 금리가 추가 상승할 것이란 얘기다.
다만 초장기물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10년물 금리가 30년물 금리보다 더 높게 거래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또 다른 고민거리다. 지난 19일에도 10년물 금리는 2.099%에 거래돼 30년물 2.084%보다 높았고 20년물 금리는 2.106%로 30년물 금리보다 높았다.
10년물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세를 따라가는 반면 20년물, 30년물은 보험, 연기금 등의 수요가 탄탄해 10년물보다 금리가 낮게 형성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선 연구원은 “이는 20년물, 30년물 공급을 늘려 커브를 정상화하는 정부 개입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20년물, 30년물 등 초장기물 공급을 늘려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아지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5년물 이하 약세..장기물과 스프레드 좁히나
반면 이날 5년물 이하 채권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2조7000억원 규모의 5년물을 통합발행했으나 낙찰금리가 1.640%에 달했다. 이는 19일 최종호가 수익률 1.578%보다도 높은 것이다. 5년물은 6.4bp 오른 1.642%에 거래되고 3년물은 0.9bp 상승한 1.155%에 거래되고 있다.
이미선 연구원은 “통화정책 정상화 흐름이 반영돼 올라갔다고 보기 보다는 10년물 금리가 오르면서 10년물이 7년물 금리를 당기고 5년물, 3년물이 계속해서 같이 올라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주 18일엔 3년물과 10년물 금리차가 1.017%포인트로 크게 높아졌는데 장기물 금리는 하락하고 단기물 금리는 상승하면서 이러한 장단기 금리차 확대를 좁히려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선 연구원은 “기준금리와 국채 3년물간 스프레드는 과거 데이터로는 설명이 안 될 정도로 벌어져 있다”며 “3년물과 5년물간 스프레드도 벌어져있는데 스프레드를 좁혀가는 과정에서 3년물 등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