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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방어미사일) 보복의 직격탄을 맞았던 화장품 수출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 최근 한중 관계가 정상화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6일 내놓은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1월) 수출물량지수 잠정치는 147.23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7% 상승했다. 지난해 9월(19.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출물량지수는 무역지수 통계 중 하나다. 무역지수는 수출입 금액 변동을 물량 요인과 가격 요인으로 나눠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통계다.
지난달 수출 호조를 이끈 품목 중 주목할 것은 화학제품이다. 그간 반도체가 독주하다시피 했던 수출 시장에 갑자기 화학제품이 공신으로 등장했다.
그런데 효자 품목이 더 있었다. 화학제품이 14.1% 늘면서 지난해 9월(21.4%)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것이다. 박상우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전기·전자기기와 화학제품이 전체 수출물량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화학제품 중 화장품 수출이이 두드러졌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화장품 수출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40.7% 늘었다. 지난해 2월(83.0%) 이후 거의 1년 만의 최대치다. 지난해 3월~12월 사이 화장품 수출물량 증감률은 -5~20%대에서 등락했는데, 올해 들어 ‘깜짝’ 반등한 것이다.
최근 한중간 긴장이 완화하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잠잠해진 여파로 풀이된다.
화학제품에 포함되는 의약품 수출도 증가했다. 수출물량이 58.0% 증가율을 보여 평균을 웃돌았다. 최근 바이오업계의 호조가 반영된 것으로 한은은 분석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133.76으로 22.7% 상승했다. 이 역시 반도체와 화장품 덕이다.
수입물량지수와 수입금액지수는 각각 142.33, 130.06을 기록했다. 각각 12.9%, 21.9%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세계경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교역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