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 잠잠하자, 화장품 수출 41% 급증

한중 관계 정상화되며 'K-뷰티' 호조
지난달 반도체·바이오 업계도 수출↑
  • 등록 2018-02-26 오후 12:00:33

    수정 2018-02-26 오후 12:00:33

자료=한국은행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방어미사일) 보복의 직격탄을 맞았던 화장품 수출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 최근 한중 관계가 정상화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6일 내놓은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1월) 수출물량지수 잠정치는 147.23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7% 상승했다. 지난해 9월(19.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출물량지수는 무역지수 통계 중 하나다. 무역지수는 수출입 금액 변동을 물량 요인과 가격 요인으로 나눠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통계다.

지난달 수출 호조를 이끈 품목 중 주목할 것은 화학제품이다. 그간 반도체가 독주하다시피 했던 수출 시장에 갑자기 화학제품이 공신으로 등장했다.

반도체 호조가 주춤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달에도 여전히 잘 나갔다. D램과 랜드플래시 등 ‘직접회로’ 품목의 수출물량은 14.8% 늘었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전자기기 품목은 19.4% 증가했다. 지난 2013년 4월(21.8%) 이후 최대 폭 늘었다.

그런데 효자 품목이 더 있었다. 화학제품이 14.1% 늘면서 지난해 9월(21.4%)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것이다. 박상우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전기·전자기기와 화학제품이 전체 수출물량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화학제품 중 화장품 수출이이 두드러졌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화장품 수출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40.7% 늘었다. 지난해 2월(83.0%) 이후 거의 1년 만의 최대치다. 지난해 3월~12월 사이 화장품 수출물량 증감률은 -5~20%대에서 등락했는데, 올해 들어 ‘깜짝’ 반등한 것이다.

최근 한중간 긴장이 완화하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잠잠해진 여파로 풀이된다.

국내 화장품업계는 사드 보복 전만 해도 이른바 ‘K-뷰티’로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의 한국 업체에 대한 보이콧이 일어나자 직격탄을 맞았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화장품 수출이 좋았던 것은 사드 보복이 잠잠해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화학제품에 포함되는 의약품 수출도 증가했다. 수출물량이 58.0% 증가율을 보여 평균을 웃돌았다. 최근 바이오업계의 호조가 반영된 것으로 한은은 분석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133.76으로 22.7% 상승했다. 이 역시 반도체와 화장품 덕이다.

수입물량지수와 수입금액지수는 각각 142.33, 130.06을 기록했다. 각각 12.9%, 21.9%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세계경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교역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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