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금정국 예산삭감된 사연은

대우조선해양 관리감독 소홀 책임...1억 감액
  • 등록 2015-12-10 오전 11:04:02

    수정 2015-12-10 오전 11:04:02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국회가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적자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관리·감독 소홀 책임을 물어 내년도 예산을 삭감했다. 금융위원회는 대우조선해양 1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주무감독기관이자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12.15% 가지고 있는 2대 주주다. 따라서 대우조선해양에 4조 2000억원의 대규모 혈세를 투입해야 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는 얘기다.

9일 금융당국과 국회에 따르면, 내년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 기본경비는 애초 정부가 요청한 6억 6100만원보다 1억원 감액한 5억 1000만원으로 의결됐다. 금융정책국은 산은·기은 등 정책금융기관을 담당하는 산업금융과를 비롯해 금융정책과, 금융시장분석과, 글로벌금융과 등이 속해있다.

국회는 금융정책국 예산을 감액하면서 “금융위원회는 대우조선해양 등의 부실로 인해 막대한 재정낭비가 우려되므로 이와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산업은행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한다”고 부대의견도 덧붙였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정책국의 살림살이와 직결되는 예산인 만큼 금융위 직원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상당한 것 같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 역시 “사업부서는 (기본경비를 깎아도) 사업비 내에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금융정책국은 정책부서라 이 예산을 깎으면 운영 자체가 어려워진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되는 4조 2000억원은 결국 국민이 낸 세금”이라며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부실가능성을 제대로 금융위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징계성 예산 삭감을 하기로 여야 의원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사업이 대규모 영업적자를 내면서 올해만 1조 8000억원, 내년 상반기까지 누적 4조 20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흑자를 기록하던 회사가 단숨에 적자로 돌아서면서 대우조선해양이 고의적으로 손실을 숨겨왔다는 의혹과 함께 1·2대 주주인 금융당국과 산은의 관리소홀 책임이 불거졌다. 결국 산은은 지난 10월 29일 신규출자(유상증자), 신규대출, 기존대출의 출자전환 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 2019년까지 대우조선해양을 정상화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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