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거래량은 작년 같은 달보다 17.5%늘었고 증가세를 주도한 수도권은 28.6%나 급증했다. 실거래가 역시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오르며 지난 2009년 이후 끝없이 추락하던 집값도 일부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가격 회복에 대한 기대로 호가가 오르고 저가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했다. 이처럼 통계 지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하반기까지 지금의 흐름이 이어져 주택시장 전반이 반등하기는 역부족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오는 6월 취득세 감면 혜택이 끝나면 거래량 감소와 함께 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더 이상의 집값 하락은 없겠지만 4·1대책만으로는 상승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도권(28.6%)과 지방(10.7%)의 거래량 증가폭 격차가 3배 가까이 벌어지고, 강남3구에 거래가 집중되는 등 주택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점도 과거와 같은 대세 상승론이 힘을 얻기 어려운 이유로 제시되고 있다.
◇4·1대책 상승세 지속 여부…6월 취득세 감면 종료 변수
주택 시장이 거래량 증가로 모처럼 활기를 띄면서 집값 바닥론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4·1대책이 몰고 온 시장의 상승세가 집값을 일시에 반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란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다. 특히 다음달로 끝나는 취득세 감면 혜택이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10대책을 통해 3개월간 한시적으로 취득세와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 조치를 단행했었다. 그러나 세제 혜택이 끝난 직후인 지난 1월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는 ‘거래절벽’이 나타나자 올 상반기까지 감면 조치를 연장한바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전체 유주택 가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1주택자의 경우 지난해 5·10대책 이후 2년 보유시 양도세가 면제돼 왔기 때문에 4·1대책에 따른 실질적 세제 혜택이 전혀 없는 점이 꼽힌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계절적으로는 주택 거래 성수기가 아니지만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을 받을 수 있는 6월까지 주택 매입 동인은 있다고 본다”며 “반면 7월 이후에는 세제 혜택 종료와 비수기가 겹쳐 보합세 및 소강상태 보일 가능성이 높은만큼 취득세 감면 연장 등 실수요자를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남권과 수도권 외곽의 양극화에 따른 차별화 된 대책 필요
전국 부동산 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도권에서 강남권과 외곽지역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한다. 과거에는 강남권 등 투자 수요가 많은 곳이 시장을 이끌어왔지만, 이제는 이같은 대세 상승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세부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의 거래량 증가를 4·1대책의 효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강남권은 개포지구와 가락시영, 둔촌주공 등의 재건축 추진이 가속화하면서 급매물이 소진된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수직증축이 허용된 1기 신도시나 청라, 용인, 파주 등 수도권 외곽은 중대형 비중이 높아 단기 대책으론 반등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 “강남권은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올 1월부터 저가 급매물이 거래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상승세에 한계가 있다”며 “수직증축 허용에 대한 용적률 완화나 기부채납 비율 조정 등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나와야 수요자가 1기 신도시의 중대형 매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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