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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이 24일(현지시간) 23개 대형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이 평균 10.6%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연준이 요구하는 최소 수준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최악의 경제 상황을 가정하고 은행이 가계와 기업에 대출할 만큼 충분한 자기자본을 확보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건전성 테스트다. 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산 1000억달러 이상 대형 은행들을 상대로 매년 한 차례씩 이 테스트를 실시해 왔으며, 작년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임을 감안해 두 차례 실시했다.
이번 테스트는 △미 국내총생산(GDP) 7분기 연속 감소 △실업률 10.8% 급등 △주식시장 55% 폭락을 가정해 이뤄졌다. 모건스탠리가 12.7%로 자기자본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각각 10.7%와 9.9%를 기록했으며, 씨티그룹(9.4%)과 골드만삭스·웰스파고(각 8.8%)가 뒤를 이었다.
심각한 글로벌 경기침체 와중에도 23개 대형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요구 수준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것은 은행들이 코로나19 위기에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연준은 배당금 지급 및 자사주 매입 규제를 풀 수 있다고 예고했다. 연준은 이미 은행들에게 오는 28일까지 관련 세부 계획을 공개토록 지시한 상태다.
현재 은행들이 대규모 현금을 손에 쥐고 있다는 얘기다. 자율성을 되찾은 은행들은 반색했고, 투자자들은 그간 받지 못했던 배당금까지 한꺼번에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부쩍 커졌다.
시장에선 7월부터 은행업계가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규모를 수백조원까지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1년간 은행들이 수익의 100% 넘는 돈을 주주에게 돌려줄 것”이라며 그 규모가 2000억달러(약 225조원)에 육박할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