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신한생명은 지주 계열사 중에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다음 정도의 위치를 차지했다. 신한은행에서 주요 요직을 거친 인사들이 신한생명 사장으로 선임됐지만 이들은 대부분 신한생명을 마지막으로 고문 등의 직함으로 현업을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서진원 전 사장의 은행장 선임에 이어 2007년 신한생명 부회장을 끝으로 현업을 떠나있던 한동우 전 사장까지 14일 지주회장 내정자로 결정되면서 신한생명의 위상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 내정자는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신한생명 사장을 맡아 순익을 10배로 늘리는 등 가파른 성장을 이끌어냈다. 사장 취임 전인 2001회계연도에 신한생명의 순익은 121억원에 불과했지만 2006년에는 123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총 자산도 1조6000억원대에서 6조4000억원대로 급증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05년에는 1990년 신한생명 창립 후 처음으로 주주배당을 실시했고, 같은해 지주회사 편입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실적이 좋아지자 직원들의 대우도 달라졌다. 당시까지만 해도 생보업계에서 상대적으로 급여가 적었던 신한생명은 한 전 사장 재임시절 급여를 대폭 인상, 현재는 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과 급여수준이 비슷하게 됐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과거에는 다른 계열사에 비해 외형에서 뒤졌지만 최근에는 보험업계내 신한생명의 입지가 다져졌고, 동시에 서진원 행장, 한동우 회장 내정자 등 걸출한 인물을 배출해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