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로또의 행운은 나를 피해 간다"

  • 등록 2004-01-06 오후 6:11:12

    수정 2004-01-06 오후 6:11:12

[edaily 정태선기자] 한 기업의 주가는 펀더멘털 뿐 아니라 여러가지 요소에 의해 좌우됩니다. 그러나 최근 코스닥시장은 단기시세차익을 노리거나 도박에 가까운 투자가 성행하는 분위깁니다. 매물로 나온 기업만 200개가 넘는 상황에서 대박을 꿈꾸는 위험한 투자보다는 장기적인 안목과 시장과 대화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증권부 정태선 기자가 주가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산업부에서 증권부로 이동한지 한달이 지났지만, 기자가 아직도 적응하는 못하는 부문이 있습니다. 한 기업을 바라보는 스코프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실적이 엉망이고 비전이 뚜렷이 안보이는 위태로운 기업의 주가가 종종 가격 제한폭까지 오르는 경우 입니다. 주가가 기업의 펀더멘털 뿐 아니라 수급이나 소문 등에 의해서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탓에 내심 당황했으리라 나름대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나무를 볼 것인지 숲을 볼것인지` 주식에 관심있는 투자자라면 늘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거시경제와 미시경제 뿐 아니라 한 기업에 투자하는 기준도 마찬가집니다. 기업의 실적이 탄탄한지를 보고 장기투자를 할 것인지, 아니면 일부 단타성 호재를 보고 치고 빠지는 단기투자를 펼 것인지 말입니다. 그러나 최근 시장을 보면 원칙을 무시한 투자가 판을 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200개가 넘는 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며 매물로 나와있는 상황 속에서 뉴스 한방에 뜰 수 있는 대박을 기다리는 위험한 투자가 이뤄지는 사례를 종종 보게됩니다. 최근 대주주가 회사돈 22억원을 빼돌려 달아나 회사 운영이 마비된 위자드소프트의 경우, 내부자가 아니더라도 알 수 있는 위험징후를 여기저기서 진작부터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3분기까지 누적영업손실은 12억원, 순손실도 17억8000억원으로 전년도 4억7000원보다 늘어난 상태였죠. 이용갑 전대표가 최대주주자리를 1년만에 포기하고, 회사를 매물로 내놓은 이유도 일종의 `손절매`라는 해석이 대부분입니다.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새로운 최대주주 임호길씨가 운영하는 `수노리닷컴`이란 기업은 위자드의 주력사업과는 관계가 없는 인터넷신용대출업체였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시장에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위자드소프트의 주가는 모바일 게임 `대장금`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 하나에 12월초 이틀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떨어질만큼 떨어졌기 때문이 오르고 싶은 심리를 뉴스가 끌어올렸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이때 투자하기엔 수익보다 리스크의 위험이 더 많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주금 허위납입 사건으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대호 중앙제지 동아정기 모디아 등 4개사도 이와 비슷한 여러가지 징후들을 투자자들에게 간접적으로 시사해 왔습니다. 조그만 주의를 기울이였다면 이번 피해를 빠져나갈 수 있었던 투자자들도 여럿 있었을 것입니다. 위험징후를 보내는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는 데 대해 전문가들에게 문의하면 대부분은 "위험을 알고 진행하는 작전"이라며 "일반투자자들은 모르고 추격매수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종목 `매수`를 제시하는 것도 조심스러워하는 분석가들은 `매도`하거나 `손절매`하라고 속시원히 얘기하진 못하고 있죠. 알아서 행간을 읽어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코스닥시장은 불량한 기업들을 정리, 우량기업으로 교체하기 위해 인수합병이 활성화할 것이란 기대가 무르익고 있습니다. 새로운 선순환 구조를 기대한다면 현재 시점은 일종의 과도기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시기에는 실적과 수급, 뉴스와 소문, 경제동향 등 이외에도 종목을 바라보는 플러스 알파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로또 복권의 행운이 나에게 찾올 것이란 기대로 `모` 아니면 `도` 식의 투자에 매달리기 보다는 원칙에 충실한 `기업보기`가 어느때 보다 절실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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