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광객 카드로 '600만원' 긁고 감금…'베테랑' 형사팀의 활약

서귀포 형사5팀, 유흥주점 '삥술' 바가지 일당 검거
  • 등록 2024-10-21 오후 1:03:20

    수정 2024-10-21 오후 1:03:20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제주에 관광 온 중국인 손님을 감금하고 가짜 양주 값 수백만 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한 유흥주점 일당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베테랑 형사팀이 열흘간 잠복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중국인 관광객 감금하고 가짜 양주 값 수백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한 유흥업소 종업원 A씨(왼쪽.(사진=뉴스1)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귀포경찰서는 지난 4월 13일 특수강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감금),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혐의로 유흥업소 종업원 20대 남성 A씨 등 3명을 체포했다.

A씨 등 일당은 지난 3월 27일 오후 11시경 홀로 술을 먹다 취한 30대 중국인 남성 B씨의 신용카드로 두 차례에 걸쳐 600만 원 상당을 결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저가의 술로 만든 가짜 양주 일명 ‘삥술’을 이용해 중국인 남성 B씨에게 술값을 강요했다.

B씨가 술값 지불을 거절하자 이들은 B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은 후 방안에 가두며 실랑이를 벌였다.

심지어 B씨를 바닥에 넘어뜨린 후 소지하고 있던 가방에서 신용카드를 빼앗았다. 이들의 감금 행위는 5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폭행도 있었다.

A씨 일당은 빼앗은 신용카드로 2회에 걸쳐 약 600만 원을 결제한 후에야 B씨를 풀어줬다. B씨는 제주에 관광을 온 지 하루 만에 이런 일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B씨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피해자 B씨가 사건 발생 다음 날 출국하는 바람에 메신저로 소통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경찰은 언어가 통하지 않는 B씨와 번역기를 사용해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처음 혐의를 부인했으나, 경찰의 추궁에 결국 범행 사실을 털어놓았다.

검찰에 넘겨진 A씨 등 3명은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A씨를 검거한 형사5팀은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제주지방경찰청 강·강절도 평가 1위로, 베스트(BEST) 수사팀으로 선정된 자타공인 ‘베테랑’ 형사팀이다. 올해 2분기(4~6월)에는 200건에 달하는 사건을 해결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강력 형사팀 중 하나로 꼽혔다. 경찰 관계자는 “강력 범죄를 조기에 해결하고 민생 침해 사범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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