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증권사 순이익 반토막.."코로나에 펀드·파생 손실"

증권사 56곳 1분기에 5274억원 순이익 내
지난해 4분기 대비 50.1%↓
  • 등록 2020-06-16 오후 12:00:00

    수정 2020-06-16 오후 12:00:00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증권회사 순이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전분기의 반 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금융감독원이 17일 내놓은 ‘2020년 1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을 보면 증권사 56곳은 1분기에 총 527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대비 50.1% 감소한 규모다. 역대급 순이익을 냈던 지난해 1분기 대비로는 64.0% 급감했다. 이 같은 실적은 펀드(집합투자증권) 관련 손실 1조8531억원이 발생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주식시장에서 변동성이 커지면서 동학 개미가 신규 유입되고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져 수수료수익은 2조975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6.6% 증가했다. 이 중 수탁수수료가 1조3798억원으로 61.1% 늘어 거래대금 증가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반면 기업공개나 인수합병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투자은행(IB)부문 수수료는 9041억원으로 10.9% 감소했다.

증권사가 주식·채권·파생 상품을 거래해 수익을 내는 자기매매이익은 전 분기 대비 852억원 줄어든 1조788억원을 기록했다.

지수급락으로 주식처분손익이 감소한 데다 주식 관련 파생평가손익이 크게 줄면서 지난해 4분기 4386억원 이익에서 올해 1분기 6714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다만 금리하락 추세에 따라 채권평가이익이 1조641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무려 241.6% 증가했다. 외환 관련 이익 역시 345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56.5% 폭증했다.

3월 말 국내 증권사 56곳의 자산총액은 578조2000억원으로 현금 및 예치금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말보다 19.7% 불어났다.

전체 증권회사의 부채총액은 516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22.7% 늘었다. 투자자 예수금 등을 포함한 예수부채가 70.0조원으로 47.5% 급증했고 초대형IB 발행어음도 14조6000억원으로 13.5% 증가했다.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은 61조6000억원으로 0.3% 줄었다.

국내 선물회사 4곳의 당기순이익은 116억원으로, 전분기 43억원 대비 169.8% 증가했다. 이는 수탁수수료 등이 전분기 대비 증가한 데 주로 기인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1분기 말 전체 선물회사의 자산총액은 5조6239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78.1% 증가했다. 부채는 5조1794억원으로 90.1% 늘었고 자기자본은 4445억원으로 2.6%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코로나19 재유행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특히, 향후 부동산 경기 악화에 대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채무보증 등 부동산 그림자 금융을 상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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