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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경기도 김포시 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13개월 만이다. 당국은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 농가의 이동을 금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6일 오후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된 김포시 대곶면 돼지농장에 대한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 검사 결과 구제역으로 확진(혈청형 A형)됐다고 27일 오후 밝혔다. 지난해 2월13일 충북 보은 한우농장에서 마지막 구제역 발생 이후 약 13개월(407일)만이다.
구제역은 소, 돼지, 염소, 양 등 우제류(발굽이 있는 포유류) 가축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전염성이 크다.
당국은 농장주의 신고가 접수된 직후 현장 출동해 간이 장비 검사를 했다. 여기서 양성 반응에 나옴에 따라 확진을 위한 정밀 검사와 함께 이곳 돼지 917두 살처분을 시작하고 인근 축가 이동을 통제했다.
살처분 대상도 해당 축가에서 반경 3㎞ 내 모든 축가로 확대했다. 또 반경 10㎞ 내 농가에 대해서도 오염 여부를 일제 검사한다.
대규모 백신 접종도 시작했다. 우선 발생지역인 경기도 돼지 농가 1280호의 203만두와 대규모 돼지 사육단지가 있는 충남 1235호 228만두 등 약 400만두에 백신을 접종한다. 구제역은 조류 인플루엔자(AI)와 달리 혈청형에 따른 백신이 개발돼 정부도 2010년 구제역 발병 이후 다량을 비축해 놨다. 이번에 발생한 혈청형 A형 구제역 예방을 위한 대비한 O+A형 예방 백신은 약 800만두어치가 있어 백신 접종 대상 지역에 1두당 2회 접종할 수 있다.
당국은 또 중앙역학조사반을 투입해 이번에 어떤 경로로 구제역이 발생했는지 역학조사에 나섰다. 농장 내 바이러스가 남아 있었다거나 외부에서 새로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 3~5일이 걸리는 유전자 분석으로 지난해 발생한 구제역과의 유사성도 검증한다.
당국은 이를 고려해 현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격상했다. AI 중앙사고수습본부도 구제역·AI 중앙사고수습본부로 개편했다. 또 전국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영국·러시아 등으로부터 O+A형 구제역 백신 2500만 두 분을 추가로 확보키로 했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원래는 돼지에도 O+A형 백신을 투여했으나 백신 투여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 축산업계의 반발로 3년 전부터 중단해 현재 접종률은 1010만두 중 30만두 정도뿐”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해당 유형에 대한 백신 접종을 재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축산관계자와 국민은 이번 조치가 구제역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란 점을 이해하고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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