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전문경영인체제 돌입..성장 우려 다시 부각

이미경 부회장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총수 공백 장기화 우려
안정적 수익 달성은 가능..투자 없어 성장에 '제동'
  • 등록 2015-01-08 오후 3:22:23

    수정 2015-01-08 오후 3:22:23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공백을 책임졌던 이미경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지며 CJ그룹의 성장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이 부회장의 역할이 축소되며 전문경영인의 체제가 강화됨에 따라 그룹의 투자 전략이 ‘손발’ 묶인 상황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동생인 이재현 회장의 구속 이후 사실상 그룹을 이끌어온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미국에 체류하며 그룹 경영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CJ그룹은 앞으로 손경식 회장과 이채욱 CJ주식회사 대표이사,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등이 참여하는 그룹 경영위원회를 통해 총재 부재를 대비할 전망이다.

문제는 투자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그룹을 안정화하고 현재 상황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실제로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공백이 길어졌음에도 오히려 주요 계열사들의 수익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4080억원으로 전년대비 45.7%가 증가했다. CJ대한통운(000120) 역시 누적 영업이익 1078억원으로 전년대비 122.7%가 늘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다시 쓰기도 했다.

그러나 투자는 좀처럼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CJ그룹이 이 회장 구속 이후 집행하지 못한 투자금액은 6400억원 수준으로 애초 계획 중 20%가 실행되지 못했다.

실제로 인천 굴업도 골프장 건설계획과 동부산관광단지 영상테마파크 사업을 포기하는 등 주요 사업들이 차질을 빚고 있다.

또한 인수합병(M&A) 역시 중단 상태다. CJ제일제당은 중국과 베트남의 바이오 공장을 인수하려했으나 마무리 단계에서 무산됐고 CJ대한통운(000120) 역시 미국과 인도의 물류업체 인수와 국내 물류 터미널 사업을 협상 단계에서 보류해야 했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투자를 보류하고 비용을 줄이며 수익을 개선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투자 없이는 성장도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CJ는 식품과 바이오, 문화 사업에 이어 물류 사업을 강화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을 세웠으나 M&A 없이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에서조차 올해 착공 예정이었던 경기 광주시 대규모 수도권 택배허브터미널 시스템 사업도 무기한 연기됐다.

한편 CJ그룹은 2월로 예정된 그룹 인사에 강도 높은 쇄신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남에 따라 이 부회장이 영입한 그룹 인사들의 거취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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