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페크는 1921년 공상과학 소설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에서 로봇이라는 용어를 처음 세상에 선보였다.
그의 꿈은 소설속에서만 머물지 않았다. 세계 로봇 산업 시장이 내년이면 489억9300만달러(약 49조8847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최근 상업용 로봇 산업에 적극 진출하면서 로봇은 이미 일상생활속의 한 단면으로 자리잡았다.
로봇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들이 자사 IT노하우와 로봇 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로봇이 인공지능(AI)과 결합해 인간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IT업체들의 10년 성패 좌우할 ‘차세대 먹거리’ 로봇
세계 최대 IT업체 구글은 최근 로봇업체 사냥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글이 지난해 실시한 M&A 총 21건 중 8건이 ‘보스턴다이내믹’을 포함한 로봇 업체들이었다.
군용 로봇 제작업체 보스턴다이내믹 등 8개 로봇 기업은 단순히 제조업에 사용되는 단순 노동 로봇이 아니라 인간의 움직임을 표방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라는 점에서 투자자들과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일본 이동통신사 소프트뱅크도 지난해 7월 아스라텍을 출범시키고 1억6000만엔(약 16억원)을 투입해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5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를 선보였다. 소프트뱅크는 페퍼가 세계 최초로 감정을 해석할 수 있는 기능이 달린 로봇이라며 서비스용 로봇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지난해 말 ‘프라임 에어’라는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로봇을 활용한 무인 택배 사업을 시험 중이다. 아마존은 2015년 무인 택배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서비스용 로봇 사업 경쟁력 ‘인공지능’
로봇시장의 무게중심이 산업용 로봇에서 서비스용 로봇으로 이동하면서 서비스용 로봇의 핵심 기술 AI를 개발하기 위한 IT업체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구글은 최근 AI 개발업체 ‘딥마인드’까지 인수하며 로봇 몸체뿐 아니라 뇌 역할을 하는 AI기술까지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소프트뱅크의 아스라텍은 범용 로봇 AI ‘V-Sido’ 운영체제(OS)를 선보여 AI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스라텍은 V-Sido를 조금 조정하면 어떤 크기나 형태의 로봇이라도 손쉽게 움직일 수 있다며 AI 개발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뒤쳐진 한국 로봇기술..과감한 투자 절실
한국은 미국과 일본과 같은 로봇 선진국에 비해 기술력이 많이 뒤쳐져 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조사한 ‘2013년 산업기술 수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로봇 기술은 미국, 일본, 유럽에 이어 4위에 머물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이 한국을 뒤쫓고 있다.
점수로 환산했을 때 그 차이가 더 컸다. 미국의 로봇 기술 수준을 100점으로 환산했을 때 일본은 96.9점, 유럽은 93.2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81.1로 점수 차이가 컸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한국 로봇시장 규모는 2조4564억원으로 전년대비 3.9%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최근 로봇분야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제조업용 로봇과 의료·교육 등 전문서비스 로봇 매출은 가격 경쟁에서 중국 등에 밀리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 한국 로봇업체들은 제조업용 로봇과 전문서비스 로봇 분야 매출이 각각 전년대비 2%, 30.3% 급감했다.
반면 개인서비스용 로봇은 매출이 2012년 38.2% 급증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와 업계가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