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양적완화(QE) 축소에 따른 달러 강세 기조로 달러-원 환율이 드디어 1070원을 뚫고 올라섰다. 최근 달러 강세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1070원은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 매도)에 의해 막혀왔다. 달러-원 환율이 1070원대를 회복한 것은 두 달여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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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거래된 달러-원 환율은 전일 현물환 종가(1067.4원)보다 6.5원 상승한 1073.9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07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11월 13일(1072.6원)이후 처음이다. 기준환율(MAR)은 1071.9원으로 3.51원 상승했다. 장중 고점은 1074.3원, 저점은 1067.8원으로 변동폭은 6.5원이었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현물환은 110억9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날 외환시장은 강보합권에서 거래된 역외(NDF) 환율을 반영해 전일 종가(1067.4원)보다 0.9원 오른 1068.3원에 개장했다.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달러 강세 분위기로 역외 매수가 계속 유입됐다. 장중 1070원이 뚫리자 숏커버(손절 매수)가 발생되면서 환율이 뛰었고, 1073원 아래에선 결제수요 등 매수세가 강해졌다. 다만 월말이 다가오는데도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강세 분위기가 계속 되면서 심리적으로 비드(매수)가 강해지고 있다”며 “월말을 앞두고 네고물량이 출하될 것으로 보이지만 방향은 위쪽으로 뚫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출업체들도 환율이 상승한다고 하면 기다렸다가 네고물량을 출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다른 아시아 통화보다 달러-원 환율 상승폭이 크다”며 “역외쪽에선 원화 약세(환율 상승)에 베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120일 이동평균선이 1076원인 만큼 그 수준까지 오를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3시 37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104.30엔, 유로-달러 환율은 1.3546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재정환율인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29.4원에 거래중이다.